매거진 100초 리뷰

뮤지컬 쓰릴미

충무아트센터에서의 여름밤

by 도을 임해성

<도을단상> 뮤지컬 쓰릴미

주인공 나는 그를 사랑합니다.

우린 어린시절부터 친구죠. 하버드 법대를 나와 변호사가 될 전도양양한 젊은이들입니다.


그는 언제나 우리가 보통 사람들보다 우월하다는 사실을 강조했고, 우월함을 확인하기 위해 장난처럼 낡은 창고에 불을 지르거나 절도행각을 벌이면서 범인을 잡지 못하는 경찰들을 바보로 만들었죠.

장난같은 범죄는 마침내 논리적인 비약을 거쳐 살인이라는 결론에 다다랐고 아이를 유괴하고 살인하기에 이릅니다. 그는 언제나 목마른 사랑으로 나를 유혹했고, 그의 키스와 손길에 전율하면서 나는 언제나 그를 따라다니며 그가 벌이는 악행의 방관자를 넘어 조력자가 됩니다.


그러나...누가..누구를...조종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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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본과 무대와 소품과 배우들이 저를 가스라이팅했습니다. 100분 동안 완전히 속다 나왔답니다.

단 두 명의 배우가 채우는 무대도 튼실했지만, 그 모든 긴박함과 애절함과 비장함과 잔인함을 단 한 대의 피아노 선율이 이끌고 발 맞추고 뒤 따르다 여운까지 흘리고 마침내 자지러지는 무대음악이 압권이더군요.


지난 4월에 본 '포 미니츠'에 이어 쓰릴 미도 감옥 안의 이야기로 꾸며지고, 피아노의 위용이 압권이었죠. 감흥을 못 누리고 넷플릭스에서 '말할 수 없는 비밀'을 다시 한 번 보았을 정도랍니다.


쓰릴 미...

나를 전율케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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