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100초 리뷰

[도을단상] 세계문화 여행 오스트리아.

우리와 닮은 게르만족의 나라, 오스트리아

by 도을 임해성

[도을단상] 세계문화 여행 오스트리아.

비행기 타기 전에 책을 다 읽었습니다.

독일에 대해서는 문화적 우월감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그들을 선망하는 이중적 태도를 보이는 독일어의 나라 오스트리아.

서로마 멸망 후 서로마 세계와 로마카톨릭의 수호자를 자처하며 신성로마제국의 중심으로 우뚝 섰던 오스트리아가 독일과의 관계 속에서 지속적으로 밀린 결과, 그 넓은 영토를 다 빼앗기고, 내륙 산악의 일부 땅에 기대어 독립을 하는 대가로 영세 중립국을 선언해야 했던 지난 세월을 생각하면 그들 스스로도 어이가 없을 것입니다.

그래서인지 오스트리아인들은 행복하면서도 우울해하고, 자기 비하와 아이러니를 통해 유머를 구사한다고 합니다. 근본적인 냉소가 존재한다는 것이죠.
한편으로는 과거부터 현재까지 오스트리아인들은 빈과 그 근방 출신의 예술가, 작가, 작곡가를 예로 들어 자신을 독일 문화의 투사이자 수호자로 여겼고, 자국에 비하면 이웃나라는 무식한 나라일 뿐이라고 생각해왔습니다.

'강간을 당하고도 화간이었다고 우기는 비뚤어진 자존심'이라고 이문열이 묘사한 감정이죠.

그렇게 오랫동안 외세에 의해 휘둘렸고, 독립을 한 이후에도 보수적이고 위계와 직함과 타이틀에 병적으로 집착하는 사회를 만든 오스트리아 사람들이 진정 반항하는 유일한 공간은 바로 자동차 안인 것 같다고 하네요. 운전석에만 앉으면 평소 고분고분한 오스트리아인이 갑자기 무자비한 괴물로 변신하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합니다.

이거 외국을 가는 것인지, 10년 전 한국을 가는 것인지. ㅎ
한때 대륙을 호령했다가, 한껏 오므라든 현실 속에서도, 오랜 역사와 전통에 기반한 문화적 저력을 발휘하여 역내 선진국이 된 나라로의 여행이었습니다. ^&^
.
.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도을단상] 오징어게임 엔딩과 반야심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