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로 상징되는 21세기 주요모순
[도을단상] 20세기 인간임이 자랑스러운 이유
20세기가 처음 시작되었을 때 세계는 양분되어 있었습니다. 제국주의 국가들과 제국주의 국가들의 식민지인 국가들.
1차 세계대전은 그런 제국주의 국가들을 박살냈죠. 제국주의가 사라졌습니다.
그 공백으로 전체주의와 공산주의의 싹이 솟았습니다.
2차 세계대전은 그 가운데 전체주의를 박살냈습니다.
1950년대에서 70년대를 거치면서, 식민지였던 나라들의 독립운동이 공산주의에 희망을 걸고 진행됨으로써 세계는 다시 두 개의 진영으로 나뉩니다. 바로 자유진영과 공산진영이죠.
소련의 해체와 독일의 통일은 1990년대 공산주의 몰락의 상징이 되었습니다.
이렇게 복잡하게 보여도 20세기의 주요 사상은 모두 전 인류를 위한 미래 청사진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21세기의 1/4이 지나가는 지금 세계에는 그런 메시지가 없습니다. 어떤 지구 차원의 청사진을 만들고 증진하는 것은 그 누구의 관심도 받지 못합니다. 국가를 넘어서 세계로 그 지평을 확대했던 인간들의 인식의 성취는 다시 국가와 국경 안으로 쪼그라드는 것 같습니다.
비로서 세계화된 세계에서 역설적으로 거부되는 '세계화'의 흐름 속에는 인류 전체를 위한 그 어떤 담론도 보이지 않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제가 20세기 인간이라는 것은 갑자기 자랑스러워지더군요.
55년의 세월을 치열하게 달려올 수 있었던 힘은 바로 어떤 무엇인가에 대한 강렬한 지향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 지향이 그저 내 한입 벌어 먹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보다 큰 어떤 가치에 공헌하는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런 지향과 가치 없이 하루하루를 살아내야 할 아들 녀석이 걱정입니다.
제국주의와 전체주의, 공산주의와 같은 견제가 사라진 자유주의는, 자유를 거부할 자유와 나아가서 타인의 자유를 제한할 자유까지도 허용하는 지경에 이르는 것이 아닐까요.
트럼프로 상징되는 21세기 주요모순을 인류가 어떻게 풀어낼 지 궁금합니다. 그것이 전쟁이 아니었으면 좋겠고요.
평화롭게 은퇴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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