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박하지만 소복한 행복을 위한 걸음마
[도을단상] 108시간의 여행, 왕자와 거지의 옷 바꿔입기
화요일 낮 12시에 출발해서 토요일 밤 12시까지 108시간의 차박여행을 무사히 마쳤습니다. 50대 중반의 저로서는 엄청난 도전이었는데, 덕분에 올해 추석의 성취감은 그야말로 뿜뿜이네요.
제 페르소나는 직업때문에 비행기와 호텔과 맛난 음식과 말의 권위를 갖는 그야말로 '왕자와 거지'에 나오는 왕자와 같은 페르소나입니다.
반면 제 인간적 진면모는 '소시민'이라는 말이 딱 어울릴 정도로 욕망이 적고, 소박한 입맛과 오로지 걷기를 즐기며 돌아다니는 역마살을 가진 거지와 같은 모습이 아닐까 싶네요.
이 번 추석여행은 오래 준비한, 왕자와 거지의 옷 바꿔입기였다고 스스로 평가를 합니다. 페르소나와 허영에서 벗어나 소박하지만 소복한 재미와 자기 본연의 모습에 충실함에서 오는 안온함을 100프로 느끼기 위함이었죠.
창업 이래 20년간 제 급여를 한 번도 옽리지 않았기에 덕분에 저는 절제를 배울 수 있었고, 살림의 규모를 키우지 않고도 두 아이를 잘 키웠고 그들에게도 자기노동에 근거한 삶의 자세에 대해 가르칠 수 있었습니다.
호텔, 모텔, 리조트, 펜션 등 모든 외박의 형태를 자주 경험하는 제가 단순한 호가심으로 시작한 스텔스 차박입니다만, 스타리아급 전기차의 등장과 5단계 자율주행차의 등장이라는 글로벌비전과 저의 역마살과 절제된 살림살이가 결합되면, 한달 내내 여행을 다니며 천하를 유람하는 인생3막이 충분히 지속가능하겠다는 새로운 방향성과 자신감을 갖게 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마음이 정말로 뿌듯합니다.
108시간 동안 108번뇌를 잠시 잊은 듯 헙니다.
제가 무엇을 바라느냐구요?
"햇볕을 가리지 말고 좀 비켜 서 주시지요."
아, 그니까 냅둬유!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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