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100초 리뷰

뮤지컬 인서트 코인

말과 길, 그 확신과 의혹.

by 도을 임해성

<도을단상> 뮤지컬 인서트 코인

한가위 문화주간을 보내고 있습니다만, 연극, 창극에 이어 오늘은 뮤지컬(가극)입니다.

대학로의 상징 드림아트센터로 달려갑니다.


올해 본 뮤지컬 중에 그 많은 대작들을 밀어내고 최고의 자리를 차지하는군요. 강추합니다.


아이돌 출신 가수 남주와 쟁쟁한 집안 출신 변호사 여주, 코인노래방을 운영하는 작사가 지망생 재은의 이야기입니다.


이 작품의 키워드는 '말'과 '길'입니다.

솔로 발라드 가수를 꿈꾸는 상원을 향해 '말하는 대로 이루어지리라, 마음먹은 대로 이루어지리라'는 말의 힘이 갖는 유인력과 '왜 이 길에 있는지, 이 길이 맞는 길인지, 이 길의 끝에서 무엇을 만나게 될 지 알 수 없는' 길이 끊임없이 부딪히며 변주를 합니다.


스스로의 힘으로, 자신의 방식으로 발라드를 부르고 싶은 상원, 자신의 배경과 남들이 다 부러워하는 인맥과 재력으로, 마찬가지로 자신의 방식으로 상원을 사랑하는 민희, 그 둘 사이에서 말과 길을 이끌어내고 보여주는 재은.


젊은날, 제가 젊어 좋은 날에도 '길'에 대한 사유로 가득했죠. 20년이 넘어 다시 포스트모더니즘과 만납니다.

98년 IMF사태로 이전의 성공방식과 시스템이 무너진 뒤의 방황과 모색의 상징이었던 '길'.

2008년 금융위기로 이전의 모든 질서가 부정되고 뉴노멀이라는 우울한 미래의 그림자가 길게 늘어지던 그 '길'.

다시 10여년이 지나 2020년과 21년에도 끝이 보이지 않는 코로나로 인한 혼란과 암울에 가려 흐릿해진 바로 그 '길'...


말하는 대로 이뤄지리라는 다짐과 확신이 길 위에서 흔들리고, 의혹이 되고, 불안이 되고 좌절이 되었다가, 오기가 되고, 질주가 되고, 다시 확신이 되고 마침내 성취가 되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하지만 몹시 흔들리고 있는 오늘, 저는 말의 힘보다 길 위에서 떨고 있는 저 자신의 동공과 마주합니다.


보름달 보고 말 해야겠어요.

아브라카다브라~~! ^&^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창극 흥보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