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척으로 시작하는 26년 새해
[도을단상] 신새벽의 어둠을 뚫고 산천어 낚시
새벽5시, 새마을운동 노래와도 같이 익숙하게 잠을 깨우는 알람 소리에 맞춰 몸이 일어납니다.
고양이 세수를 하고 선크림을 바르고, 새벽 경계근무를 나가는 병사의 심정으로 하나둘 덧대어 입으며 중무장을 하면서 추위를 대비합니다.
신새벽의 어둠을 뚫고 도을이 사는 경기도를 넘어 강원도 춘천에 들어서자마자 휴게소에 들러 영역표시를 합니다. 거의 본능이라 어쩔 수가 없습니다. 험험.
화천 산천어 축제 얼음낚시터 중앙 홀(Hall)에 자리를 잡고 우아하게 캠핑의자를 펴고 앉아 팔자에도 없는 체어맨(chairman) 포즈로 찰칵.
대개는 여기서 사진 촬영이 마무리됩니다. 왜냐하면 못 잡거든요. ㅎ
그런데 놀라운 일이 벌어졌습니다. 발가락에 쿠킹호일까지 감아가면서도 추위에 벌벌 제 손이 떨리는 가운데 갑자기 뭔가 다른 종류의 떨림이 일으키는 거대한 파동이 밀려오는 것이었던 것이었던 것이었습니다 !!
그 전율에 스프링처럼 몸이 튀어오르며 낚싯줄을 감아올리자 제 주변으로 폭탄이 터진 듯 굉음으로 울려퍼지는 탄성, 탄성들.
이럴 때 차분해야 합니다.
사람들의 뭇시선을 즐기며 팽팽함으로 줄을 당기는 산천어의 무게를 뿌듯한 팔뚝으로 가늠하며 또 한 번 찰칵.
제 발 사이즈가 가장 아름답다는 260인데 신발길이는 280정도는 되겠죠. 발을 대고 재 보니 족히 400은 되는 으리으리하게 큰 놈이랬드래요.
손맛은 도을과 을녀가 각각 2번씩 보았습니다만, 얼음구멍으로 두 마리를 놓치고, 우리 뱃속에는 두 마리만 담아왔습니다.
월척을 잡아서 그런지 회의 양이 장난 없더군요. 어묵 하나, 사발면 하나 곁들여 소주까지 한 병 기깔나게 비웠습니다.
이 기쁜 소식을 7천만 겨레와 나누기 위해 선 포스팅 후 귀경하기로 합니다. 낚시 끝냈으니 이제는 뭐 대강 설렁설렁 주변을 기웃거리면서, 내 집에서 담아온 더운 코냑커피를 홀짝이는 것이겠지만요. ㅋ
어차피 집에 들어서면 한 밤중일 것이니 저녁 맛나게 드시고 흔쾌히 잘 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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