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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을 임해성 Sep 29. 2021

아들이 순수 한국인이 된 이유

세 번은 만났어야 했다!

<도을단상> 아들이 순수 한국인이 된 이유.

아들이 군에서 휴가를 나오니 아주 오래된 일이 생각이 나네요..


대학시절 한국에 놀러온 일본여인, 다카하시 노리코.

4일정도 여기저기 안내하면서 꽤 친해져서 일본으로 돌아간 뒤에도 편지를 주고받곤 했죠.

그러다가 제가 입대를 하게 되었고 1년 정도 되었나요.


어느 날 부대가 발칵 뒤집혀졌습니다.

한국어 한 마디 할 줄 모르는 일본인 미녀가 위병소에 나타나 간절히 리무헤손을 찾아대는데, 우리 부대에 리무헤손은 없으니 난감했던 모양입니다.

어찌어찌 의사소통이 되었는지 방송이 흘러나왔습니다.

임해성 일병 면회다.


저도 누가? 의아해하며 중대로 복귀하여 개구리복으로 갈아입고 면회소로 나가보니 그녀였습니다.

나중에서야 들은 말인데 저를 꽤나 좋아했다구하더군요. 하지만 미련곰탱이 머저리 임해성은, 90년대 초반에 비행기 타고 서울로 와서 다시 제천 산골까지 예약도 없이 면회를 무작정 감행한 그녀의 마음을 미처 알아채지 못하고 말았습니다.


부대에서도 잠시 동안의 혼란과 논란 끝에 외박외출은 안 되니 그냥 영내면회만 하라고 하더군요.

두 시간 정도 이야기를 하다가 보내기 전에 같이 사진 한 장 찍었습니다.


그 때 부대에서 외박을 허락했더라면, 아이들의 혈통이 달라졌을지도 모를 일이었죠..아까비!^^


어린 마음에 보내고 난 후에야 그 절실한 마음이 느꺼워 애꿎은 담배만 작살내던 날들이 있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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