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식처, 해방구, 꿈터를 꿈 꾸는 아이들
[도을단상] 연극 벌레
대학로 스튜디오 블루에서 3월 29일까지 공연하는 연극 벌레를 공연 마지막 날에 보았습니다.
사회로부터 비행 청소년이라는 낙인이 찍힌 세 명의 아이들이 버려진 지하 골동품 가게라는 폐쇄된 공간에서 자신들만의 아지트를 구축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룹니다. 쓰임을 잃어버린 물건들이 가득한 그곳에서 아이들은 이름 대신 분류로 불리던 외부 세계의 굴레를 벗어던지고 온전한 자신으로서 머물고자 노력합니다.
누구나 어렸을 때는 자신의 아지트를 가지고 있었겠지요? 제가 그랬던 것처럼.
아지트는 사회적 시선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는 유일한 안식처이기도 하지만, 또한 그 곳에서는 자신이 하고 싶은 것, 해 보고 싶었던 것들에 대한 작은 모색과 실행을 담은 꿈터이기도 하지요.
스스로 의미가 되라는 골동품 가게 아재의 말이 핵심 메시지인 연극입니다. 청소년기에 겪는 혼란과 정체성 형성의 과정을 벌레라는 상징적인 단어로 풀어낸 작품입니다만 한 가지 해석이 아니라 다양한 분기점을 갖는 전개와 결론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많이 달라진 걸까요?
억압구조로만 그려지는 연극의 얼개에 자꾸만 동의하기가 어려워집니다. 요즘은 그래도 웬만하면 아이들이 하고 싶다는 거 할 수 있는 세상 아닌가요? 부모들이나 교사들이 그렇게 꽉 막히지는 않은 것 같은데 말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질식하는 환경 속에서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마음대로 할 수 없는 아이들이 아직 있다는 것을 알리는 의도로 이해하기로 했습니다.
자식으로서 누릴 수 있는 온갖 종류의 자유를 마음껏 누릴 수 있도록 해 주신 부모님들께 감사하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이제 곧 60이지만요. ㅎ
3월의 마지막날입니다.
그니까, 잘 마무리하시자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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