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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을 임해성 Dec 01. 2021

오스만 투르크의 첫 수도 부르사

아시아에서 유럽으로 가는 전진기지

<도을단상> 오스만 투르크의 첫 수도 브루사

딸 아이가 있는 브리즈번을 연상시키는 브루사 스펠이 주는 반가움으로 시작된 하루입니다.


오스만 투르크 제국을 건설한 오스만 1세 술탄과 2대 술탄인 오르한 술탄의 묘지를 둘러보았습니다.

2번째 사진과 3번째 사진은 밀랍인형이 아니라 실제 사람입니다. 인형인줄 알고 사진 찍다가 눈을 깜빡여서 기겁을 했답니다..미동조차 하지 않고 오스만1세의 관을 지키는 예니체리 후예의 모습이 몹시 멋졌습니다. 역시 프로는 아름답습니다.


수도 부르사가 이슬람 제국임을 보여주는 웅장한 부르사 울르 자미(모스크)를 방문했습니다.

자미 한쪽 구석에서는 장례식이 엄수되고 있었고 안에서는 강론을 하는 듯한 음성이 들리는 것으로 보아 예배중인듯 했습니다.

무식이 용감이라고 너무나 당당하게 신발을 벗고 들어가서 모스크 내부의 사진을 찍었습니다. 모스크 안에 실내 분수가 있는 것이 인상적이더군요.

여기 저기 사진을 찍는 불신자가 들어왔다는 사실을 깨달은 관계자가 예배중이라 들어올 수 없다고 하더군요. 이미 들어온 저에게 들어올 수 없다고 말하는 이의 모습을 바라보는 것은 묘한 시공간의 뒤틀림을 느끼게 했습니다. 눈을 꿈뻑이며 모르쇠 표정을 지으니 사진도 찍으면 안 된다고 추가정보를 알려줍니다. 이미 사진을 찍었는데 사진을 찍을 수 없다고 친절하게 말하는 이의 정중한 안내를 받으며 밖으로 나왔습니다. 저도 정중하게 고개숙여 인사를 하고 나왔죠.


이번 터키 여행을 통해 이슬람교와 무슬림에 대한 편견을 씻은 것이 큰 수확의 하나입니다.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 사람들에게서도 그런 느낌을 받았지만 오스만의 땅에 사는 사람들은 정말로 친절하고 평화롭고 온화합니다. 모스크를 보면서 아름답다고 느끼기까지 했네요.


장미가 붉은 이유는 사실은 빨강색만 흡수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이미 존재하는 것들을 이해하지 못하고 토해내는 것들이 존재의 외양을 만들지요. 그런 의미에서 이 번에 이슬람세계와 무슬림에 대한 이해로 제 세계와 우주가 조금 더 넓어지고 깊어진 것은 매우 기분좋은 일입니다.

무엇이든 흡수해서 아무 것도 뱉어내지 않는 나와 만나는 날을 향한 자기를 찾는 여행이 그래서 즐거운 것이겠지요.


영성개발을 위한 '신과 집으로'라는 책과 페미니즘의 이해를 위한 '여성의 대의'라는 책을 가져온 것도 누군가의 이끔에 몸을 맡겨 나로부터 떠나 나에게로 돌아오는 여행을 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다시 이스탄불로 돌아와 호텔에 몸을 눕힙니다.

하루 더 이스탄불의 속살을 들여다보고 서울행 비행기에 몸을 실을 것이지만 꼭 다시 이스탄불에 와서 이 도시만 깊이 있게 둘러볼 생각을 다집니다.


터키..맘에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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