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전 패러다임과 다시 만난 오늘

노무현, 문재인과 이별하기

by 도을 임해성

<도을단상> 30년전의 패러다임과 다시 만난 오늘

제가 생각하기에 한국진보운동의 운명이 91년에 달라졌다고 봅니다. 아니, 그 때 달라졌어야 했다고 봅니다.

91년은 '남북한 유엔 동시 가입'이라는 역사가 이루어진 해입니다.


그러나 91년도 초까지만 해도 북한은 공식적으로 남북 유엔 동시가입은 두 개의 조선정책이자 분단정책이고, 미 제국주의가 만든 정책이기 때문에 동의할 수 없다는 이유로 반대했습니다.

그리고 91학번 새내기 강경대 학우의 죽음으로 동력을 회복한 남쪽의 주류운동권도 북한과 똑같이 얘기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북한이 남북한 유엔동시 가입을 반대해오다가 정책적으로 동시 가입을 결정한 것입니다.


모든 것이 정지한 것 같은 침묵.

그리고 완전히 뒤집어진 현실을 어떻게든 설명하거나 옹호하려고 함으로써 NL운동권은 스스로 변화할 수 있는 기회를 걷어찬 것이라고 봅니다.


어제 아침. 박근혜에 대한 사면이 결정되었습니다.

세계 최초로 합법적인 시민권력의 행사만으로 정권을 타도한 민주주의 역사상 매우 의미있는 혁명이 요구한 과제는 무엇이었습니까?


세월호 진상조사위의 성과는 무엇이었습니까?

최순실이 말을 받은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러한 불법적인 수단을 통해서라도 불법승계를 시도한 이건희, 이재용 부자에 대해 촛불정부를 내세운 문재인 정부는 무슨 행동을 했습니까?

대통령 하나 바뀌었다고 무엇이 달라질 수 있느냐는 칭얼거림에 교육감, 지방의회와 지자체장, 의회권력까지 다 몰아주었을 때 문재인 정부가 보인 모습은 무엇이었습니까.


그리고 박근혜 사면.

일순간의 침묵.

이어져 나오는 교조주의적 훈계.

깊은 뜻이 있을 것이다.

지금 말이 많은 놈들은 뭘 모르는 놈들이다.

그래도 문재인이다.


잘 기억해야 할 겁니다.

노무현과 문재인은 30년 동지와 같은 동시대적 로망으로, 60대 이하 사람들에게 친근함을 준것도 사실입니다만, 이명박근혜가 보여준 퇴행만큼이나 노무현 다음에 이명박이었다는 사실 자체가 큰 퇴행이었습니다.

문재인 스스로가 어제의 행위로 30년전 91년으로 퇴행시킨 것도 그렇지만 문재인 다음에 윤석열이라면 그 죄를 어찌 다 씻을 수 있을까요...


전 운동권 386들이 정치를 담임하고 30년이 지났으므로, 그 동안에 보여준 성과가 너무 허접하므로 과거 운동 패러다임에 갇힌 그들의 퇴진을 지지합니다.


여러가지로 아쉬움이 많지만 기어이 3김시대가 끝났듯이 친노친문의 시대도 끝이 나야합니다.


행정의 기본을 돌아보고, 진영의 부분최적화가 아니라 국민의 전체최적화를 바라보고 판단하는 새로운 세력의 등장이 필요합니다.


운동의 로망으로 모처럼 신이 났을 우리들도 지난 5년과 어제의 일을 계기로 변화할 수 있는 기회를 또 놓치지 말아야 합니다.


흘러간 물결에 매달리려 하지 말아야겠습니다.

한동안 정치 얘기 안하고 참으로 평화로운 마음이었는데요..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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