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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을 임해성 Feb 02. 2022

겨울밤 창경궁 담 너머

창경궁 야행

<도을단상> 겨울 밤 창경궁 담 너머

대학로에 나간 김에 겨레의 큰 명절을 맞아 궁행차를 아니 할 수 없어 걸어서 갈 수 있는 창경궁으로 향했습니다.


뉘엿뉘엿 넘어가는 겨울 해를 배웅하고 밤이 깊이 여물도록 2시간 반 동안 겨울 왕궁을 거닐었네요.


정조가 태어난 경춘전과 정조가 죽었다는 영춘헌이 눈대중으로 보아 백 여 미터에 불과하더군요.

한 나라를 호령하는 제왕이 운신하는 폭이 얼마일까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시공간이었습니다.


연산과 중종, 광해와 인조, 숙종과 경종, 영조와 사도세자, 정조, 민비의 이야기가 어우러지는 밤 산책은 에이는 추위에 몸은 굳었으되 조선조 붕당정치의 대명사로 군림했던 이들의 속사정을 들으며 마음은 후끈 달아올랐네요.


내전과 후원을 먼저 둘러보고 영춘헌과 경춘전, 함인정과 빈양문, 문정전과 명정전에 이르는 길을 돌아 나왔습니다.


내전과 후원을 메웠던 어릴적 기억 속 창경원의 그 많은 벚나무들이 창경궁이 복원되면서 여의도 윤중로로 옮겨졌다네요.


시절 따라 봄바람이 불면 윤중의 길 따라 어릴적 나무에 새긴 낙서를 찾아 헤맬 수도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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