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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도을일기

몇 번 더 찍을 수 있을까

벚꽃같이 빛나는 노년의 기억

by 도을 임해성

<도을단상> 몇 번 더 찍을 수 있을까

대학을 졸업하고 3년 만에 호주에서 들어온 딸아이와 말년휴가를 나온 아들이 할머니의 손을 잡고 걸어가는 뒷모습 사진을 또 찍었습니다.


이제 호주에서의 삶을 살아갈 딸 아이와 나이 들어가는 엄마의 뒷모습을 보니 이제 손주들의 손을 잡고 아장아장 걸어가는 엄마의 사진을 앞으로 몇 번이나 더 찍을 수 있을까하는 생각이 듭니다.


만물이 생명력으로 돋아나는 이 봄에 제 용껏 푸른 잎새나 꽃망울을 밀어올리며 회춘하는 모든 생명들과 달리 인간은 왜 늙기만 하나 하는 생각이 뇌리를 스칩니다.


4월이 되면 흐드려지게 피었다가 미련 없이 비산하는 벚꽃구경을 모시고 가야겠습니다.

이제 벚꽃 피는 모습을 몆 번이나 더 보실 수 있을까 싶습니다.

장렬하기 보다는 애틋하게 아름답게 흩뿌리는 빛살과도 같이 눈부신 낙화에 어울리는 풍경 속 노년. 그 봄날에 대한 기억을 선물해 드려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바라보는데 괜시리 자꾸 풍경이 묽어지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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