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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을 임해성 Apr 19. 2022

평평남녀 기자시사회

저예산 영화의 한계와 가능성

<도을단상> 평평남녀 기자시사회

문화예술공연에 진심이다 보니 난생처음 기자시사회에 함께 할 기회가 다 있네요.


여류감독인 김수정 감독의 평평남녀 平平男女랍니다. 솔직히 중국영화인줄 알고 갔습니다.ㅎ

최근에 본 중국영화 시사회 작품들이 너무 괜찮았던 기억이 있었거든요. 평평남녀라는 제목만 보고는 중국영화라고 지레짐작을 했다가 극장에서야 한국영화임을 알았습니다..죄송~


유리천장 아래 만년대리인 진영의 부서로 떨어진 낙하산 준설과의 예기치 못하게 빠른 연애와 뒤이어 찾아드는 현실로 인한 좌충우돌이 메인스트림입니다.


시사회 상영이 끝나자 갑자기 객석의 기자들이 시커먼 가방에서 발칸포와 같은 렌즈가 장착된 어마무시한 카메라들을 꺼내고, 스크린 앞에도 일사불란하게 포토월과 팝업들이 세팅되더군요.

막상 기자가 아닌 신분으로 앉아 있으려니 갑자기 덜컥 겁이 나서 어둠 속으로 연기처럼 스며들고는, 정보기관 요원처럼 기깔나게 은밀히 극장을 빠져나왔습니다. 든 사람은 몰라도 난 사람은 안다는 표현도 저 이전의 얘기가 되었죠.ㅋㅋ


음..기자들이 뭐라고 쓸 지는 모르겠지만..

문외한인 제 느낌에는 드라마/로맨스/멜로 라고 표시된 장르에 푹 젖어들지는 못 했네요.

여성감독 특유의 섬세함도 좀 약하고 인물, 배경, 사건간의 쫀득함이 좀  덜하지 않았나 싶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전달해야 할 주제의식과 그것을 드러내는 구성도 좀 치밀하지 못한 느낌이었어요.

특히 아주 오래만에 여배우 서갑숙씨가 배역이 아니라 서갑숙 자신의 얼굴을 드러내면서 출연을 했는데, 서갑숙이라는 배우를 소비하는 방식이 많이 아쉬웠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서갑숙은 자기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 출연했다고 해도 감독은 자기 이야기 속에, 자기 연출의 프레임 안에서 서갑숙을 소화하거나 소비해야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김수정 감독의 전작을 모르고, 주연배우들도 모르고, 영화에 대해서도 잘 모르지만, 저예산 영화에 대한 애잔한 짠함만큼이나 그래서 더 감정선을 섬세하게 다루었으면 좋았겠다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여배우의 연기는 인상적이었어요.

다음에 기회가 되면 또 보고 싶네요.

기자간담회를 끝까지 지켜보는 기회도 다시 누려보고 싶구요.

잘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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