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경구는 작품마다 캐릭터별 연기를 해서 그런지 전형적인 설경구연기가 따로 없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좋은 연기자들이 대거 출연하는 작품입니다. 천만둥이 오달수도 나오는데 기록 달성할 지 모르겠네요.^&^
멀티플렉스 극장이 인산인해, 사람들로 바글바글합니다.
이 북적거림을 위해 그 오랜 기간동안의 적막과 고요가 필요했던가요..암튼 생기가 넘칩니다.
한 아이가 저수지에 떠오르고 식물인간 상태가 됩니다. 학폭의 가해자로 지명된 4명의 학생의 이름이 적힌 편지 한 장으로 시작되는 영화입니다.
학폭을 둘러싼 학교측의 대응, 기간제 교사에 대한 회유, 가해를 부정하고 처벌을 모면하고자 하는 부모들의 잘못된 노력, 반성도 없고 그래서 배울 것도 없는 아이들..
이 뻔해보이는 스토리라인을 두 번 꼽니다. 가해자가 피해자가 되고 피해자가 가해자가 되고, 더 큰 폭력 앞에서 기꺼이 작은 폭력을 대행하고 완수하는 학생들의 음-의 사이클이 더 큰 힘과 배경을 가진 부모들간의 음-의 사이클이 되면서 어느새 학교는 사회를 비추는 거울이 됩니다.
아이가 괴물이 되면 부모는 악마가 된다.
이지메. 왕따문화의 종주국 일본의 교사출신 작가가 쓴 한 편의 희곡은 바다를 건너와 연극이 되고, 영화가 되었고 그보다 훨씬 더 이전에 이미 현실이 되어 있었네요.
스크린 안이나 스크린 밖이나 씂쓸하거나 화나거나 슬픈 일들만 있는 것 같은데도 사람들이 꾸역꾸역 하루하루를 살아내는 거 보면 참 대단한 것 같아요.
이 영화는 괴물이 된 아이를 위해 악마가 된 부모들의 모습까지만을 그렸습니다만, 그렇게 누군가가 악마가 되면 또 기꺼이 퇴마사가 되는 사람들이 또 있기에 너나할 것 없이 살아지는 것 같습니다.
거짓말하고 나쁜 짓 하는 사람들이 없어지기야 하겠습니까.
그걸보고 나는 그리 살지 않겠노라는 다짐을 우걱우걱 씹어삼키며 박차고 일어나는 이들이 곁에 있으니 힘을 내어 이 길 가는 것이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