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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을 임해성 Apr 28. 2022

세익스피어 오델로..죄. 새로운 탄생

복원이 아니라 재탄생한 고전 즐기기

<도을단상> 세익스피어 오델로..  죄, 새로운  탄생

베네치아의 무어인 장군 오델로가 이아고의 꾀임에 빠져 정숙한 아내 데스데모나를 죽이는 내용의 비극 오델로.


무대를 보고 적잖이 호기심을 느꼈습니다.

저 사각형의 철제큐브 무대에서 오델로를 그려낸다고?


오델로가 눈을 뜨자 지옥의 감옥입니다. 죄수들의 목에 씌워지는 칼을 찬 채로. 버티고 버티다 지쳐 잠이들면 데스데모나를 죽이던 날로 돌아가 아내를 죽이고 또 죽입니다.

타임루프 매트릭스 무대를 철골큐브로 형상화한 것이었죠. 무릎을 쳤습니다. 캬~


매일 사랑하는 아내를 죽이는 지옥같은 현실이 싫어 칼을 벗고자 하거나 매트릭스에서 벗어나려고 하면 온 몸이 타는 고통이 느껴져 매번 포기합니다.

그런데 어느날 이아고는 칼을 벗고 매트릭스를 벗어나는데 성공합니다. 과거로 되돌아가서 과거를 바꾸려던 모든 시도를 포기하고 자신의 잘못을 진정으로 반성하자 저절로 칼이 벗겨진 것입니다.


이아고는 매일 되풀이되는 과거의 기억 속에서 끊임없이 데스데모나의 불륜사실을 꼬득이지만, 현실에서는 오델로로 하여금 칼과 지옥의 매트릭스에서 벗어나라고 추동을 합니다.


그러나 오델로는 끝끝내 지옥 매트리스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극의 막이 내려갑니다.

오델로에 대해 충성을 다하고 온 마음을 다했던 이아고가 배신을 하게 된 이유는 투르크와의 전쟁에서 오델로가 캐시오를 부관으로 임명함으로써 이아고의 믿음을 배신했기 때문이죠. 이아고는 정숙한 아내 데스데모나에 대한 오델로의 믿음을 끊임없이 흔들었고 오델로는 자기 마음 속에서 싹튼 배신감에 치를 떨다가 아내를 죽이게 됩니다.


오델로가 무엇에 대해 진지한 반성을 했어야 매트릭스 지옥에서 벗어날 수 있었을까요?

그게 이 연극이 던지는 질문일겝니다.


아내를 살해한 행동?

정숙한 아내를 향한 의심?

충직한 캐시오에 대한 불신?

헌신적인 이아고의 믿음에 대한 배신?

무어인 즉 흑인의 주제를 넘어선 건방진 출세?

모든 전투에서 선봉에 서서 전공을 세웠던 날들의 행동?


무엇을 반성해야 이 매트릭스와 타임루프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요.

B열 정중앙의 매우 좋은 자리에서 연극 잘 보고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무는 씽킹루프에 빠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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