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100초 리뷰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도을 임해성 May 14. 2022

구삼상 개인전

직업이 아니라 생활로서의 예술과 만나다

<도을단상> 구삼상 개인전

가는 봄날이 아쉬워 인사동으로 나갔더랬습니다.

그래도 사람들이 많이 늘었더군요. 듬성듬성 쑥 무더기같이 외국인들도 밀려다니고..


큰길을 따라 익숙한 곳들만 보기에는 조금 매정하다는 느낌이 들어서 좁은 골목길 안으로 들어섰습니다.

미술관들이 많아서 중학교, 고등학교 때 화랑 투어깨나 했었는데요. 그 배고프던 시절, 가난한 학생에게도 입장료를 받은 화랑들이 많았었는데 요새는 기본적으로 무료라서 골목길로 접어드는 것이 전혀 무료하지 않습니다.ㅎ


이름 모를 작가라면 작가님께 실례이겠지만 문외한 중에 무뢰한인지라 정말로 처음 듣는 구삼상 개인전에 건들거리며 들어섰다가 맨 처음 만난 벚꽃 그림 앞에서 몸이 굳어버렸네요.


광목에 붓으로 그림을 그렸다고 하시는데, 굳이 핸드페인팅이라는 도자기 공예에서 주로 쓰는 용어로 자신의 작업을 설명하더군요.

종이가 아닌 천에 그림을 그리기 위해 물감 개발에 4, 5년을 들였다는 설명이 좀 감동적이었습니다.  


미술을 전공하지도 않았던 분의 생활회화나 핸드페인팅 작업의 범상치 않음에 적잖이 놀란 눈으로 이 분의 작품들을 보고 나왔네요.


첫 번째 벚꽃 작품은 정말 돈 있으면 사고 싶더군요. 그러려면 저걸 걸어두고도 여백의 미를 즐길 수 있는 넓은 집을 사야 하고, 그러려면 십 수년만의 이사를 하는 김에 살림도 다 바꿔야 할 테고, 그러려면 이것저것 물건들 보러 다녀야 하고...

만사 귀찮더군요.

그래서 안 샀습니다.


라면 끓여야겠어요..

허기집니다..=3=3

.

매거진의 이전글 모노드라마 하이타이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