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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을 임해성 Oct 22. 2022

대한민국에서 정당의 역할은 무엇인가?

대선후보와 캠프의 시녀가 된 정당에 대한 애도

대한민국에서 정당의 역할은 무엇인가?

대선후보와 캠프의 시녀가 된 정당에 대한 애도


대한민국에서 정당의 역할은 과연 무엇일까요?

정당은 각 정당의 헌법이라고 할만한 강령이나 당헌과 당규가 있을 것이고, 이 당헌당규에 충실한 당원들 가운데 정치의 영역을 담당할 후보군들을 대상으로 이들을 교육하고 육성하여 정당의 선출직 후보로 내세워 국민들의 의견에 따라 지방정부와 중앙정부의 의원들이나 행정수반 나아가 대통령의 자리에 자기 정당의 후보를 앉힘으로써 정권을 차지하고 정당이 주장하는 가치를 정책으로 현실화함으로써 자신들의 믿는 바를 실현하는 것이 목적일 것입니다.

그러나 현재의 정당을 보면 그것이 여당인 국민의힘이든 야당인 민주당이든 당원들에 대한 교육과 육성 장면을 찾아볼 수 없습니다. 선거는 이벤트로 전락이 되어 특정 정당이 의석을 싹쓸이하는 경우라도 과연 해당 정당의 후보들이 해당 정당의 색깔과 가치에 합당한 후보인가에 대해서 의심이 가는 인물들이 너무 많이 보입니다. 

대선에 이르면 그 이벤트 성향은 더욱 극대화됩니다. 정당 내 인재 가운데 대통령감이라고 내부에서 충분히 걸러지고 검증된 후보가 대선후보가 되기보다는 대권을 앞둔 시기의 단기적인 분위기와 바람을 타고 갑작스럽게 후보들이 대두하고 이 가운데 대선후보가 결정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갑작스러운 인물이 해당 정당의 가치의 상징이 되면서 어느덧 정당은 밀려나고 캠프에는 후보를 중심으로 개인적으로 연결되거나 형성된 인물들이 채워집니다. 그러다가 정권이라도 잡으면 그 캠프에 있는 인물들과 준비되지 않은 후보가 정한 우선순위와 선호하는 정책에 대한 실험에 5년간 2500조 이상의 정부예산이 동원됩니다. 그러는 가운데 정당은 대통령의 박수부대가 되거나 국회에서의 거수기가 되거나 무능에 대한 총알받이가 될 뿐 정치인들의 준거가 되어야 할 '정당'의 선도성과 존엄성이 전혀 보이지 않습니다.

저는 이것이 매우 이상합니다. 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이 기현상이 매번 반복이 되는 데에도 그다지 문제의식이 없는 것 같습니다. 이를 위해 선거에 들어가는 모든 비용을 과연 국민들의 세금으로 부담하면서 가는 것이 과연 옳은가 하는 의문이 강하게 듭니다.

선거공영제의 취지는 정당과 후보들이 돈이라는 제약 앞에서 좌절하는 일이 없이 자신들의 주장과 가치를 설파하고 실현하는 데 있어서의 장애를 없애자는 것인데, 정작 그들의 주장과 가치가 확대 재생산되는 학습과 교육, 성장과 선발, 육성의 과정이 전혀 보이지 않고, 주어진 후보들 가운데 하나를 뽑는 형식적 민주주의에 들어가는데 들어가는 비용만 증가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대선후보의 비리를 감싸고도는 데 당력이 소진되거나, 무능한 대통령을 향해 너희 중에 죄 없는 자 돌을 던지라며 정적의 잘못을 찾아내는데 혈안이 되어 당력이 낭비되는 이 무도하고 비효율적인 정당의 위상과 역할을 정상화하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요.

제 생각에는 행사비용을 대 주는 선거공영제를 폐지하고  각 정당의 교육연수비용을 공적부담으로 함으로써 확고한 국가관과 민주주의에 대한 철학과 비전을 가진 인재들을 다양한 관점 속에서 양성할 수 있는 정당의 강령과 당헌, 당규에 투철한 전사들을 양성하고, 이들을 링 위에 올려 프로다운 경기 모습을 제공함으로써 정치시장에 대한 지지와 참여를 이끌어내는 것이 훨씬 더 생산적이고 지속 가능한 방식이며, 국가에도 정당에도 그리고 주권자인 국민들에게도 좋은 방법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헌법에 선거공영제를 명문화함으로써 자신들의 잔치를 영구화하는 데 성공한 정치인들이 스스로 개헌안에 선거공영제 폐지를 올릴 가능성이 매우 낮다는 점에서, 우리 민주주의가 부담해야 할 학습비용이 참으로 클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안타깝고 슬픈 일입니다. 

주권자의 뜻을 팔아 자신의 이익을 대표하는 '주인-대리인 이론'은 오늘도 굳건한 현실이 되어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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