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절수술에서 빠르게 회복중인 엄마가 좋아하는 생선류로는 뽈락조림과 오징어숙회를 준비하고 아버지를 위해서는 시골에서 잡은 돼지고기를 넣고 끓인 김치찌개를 마련해서 좋은 술과 함께 마셨습니다.
이 번에 같이 마신 술은 문배술 40도, 추사 40도, 그리고 조은가 40도입니다. 문배술을 먼저 마셨는데 어제도 과음을 한 저로서는 작열감이 대단하더군요. 타는 목마름으로 민주주의여 만세가 저절로 나오는 강렬한 타격감에 증류주다움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손가락 두마디 정도의 돼지비계를 곁들여서 맛나게 마셨습니다.
두번째 술은 추사인데, 일전에 마신 추사25는 사과향이 아주 감미로운데 추사 40은 오크통에서 숙성하여 색과 맛이 양주에 가까워졌습니다. 문배술보다는 목넘김이 부드러웠지만 오크향만 가득하여 추사라는 사과증류주의 정체성을 완전히 잃어버렸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주기 어렵더군요.
마지막으로 마신 대추증류주 조은가는..ㅎㅎ 저와 아들은 한 잔 마시고 잔을 거꾸로 돌렸습니다. 강렬한 대추향..아버지와 아내는 별다른 거부감이 없다고 했지만 아들과 저는 마시는 순간 얼굴이 일그러지더군요.
앞에서 마신 맛나는 술들을 다 씻어버리는 초강력 울트라 프라임 대추향과 쌉싸름한 한약재같은 맛이 저와는 일단 안 맞는 걸로...^&^;;
오늘도 3대가 얼굴을 마주하고 밥과 술을 나눈 즐거운 저녁이었습니다만, 군대 다녀온 이후로 유머와 위트가 생긴 아들녀석의 농담에 식구들이 다 뿜었네요.
짜식이 오전에는 폰 바꿨다고 문자로 웃기더니..ㅋㅋ
그나저나 뽈락조림 정말 맛있었고, 이런 식으로 모여서 다양한 요리와 반찬을 먹는 식사패턴이 길어지니 단품 위주 외식은 정말 못 하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큰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