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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을 임해성 Jun 21. 2023

<도을단상> 402. 아들과 함께 한 사계.

클리셰 뽀개기

<도을단상> 402. 아들과 함께 한 사계.

기말고시를 마치고 방학이 되면 아들녀석을 집밖으로 끌어내기 위해서는 어지간한 미끼로는 어림도 없지요.

연극을 보러가자는 말에 선선이 그러마고 하는데 놀라서 저도 평소에 생색낼 때 끓여주는 아빠표 프라이팬라면이 아니라 마라탕을 배불리 먹였습니다.


사계.

봄, 여름, 가을, 겨울

유소년, 청년, 중년, 노년.

생노병사.

희노애락.


안 봐도 뻔한 클리셰의 전형인 인생사의 시계열적 연대기..

이 너무도 뻔한 이야기를 어떻게 풀어내는지를 지켜보는 것이 극의 내용보다 더 놀랍고 재미있더군요.


장치 없는 검은색 무대와 벽은 손으로 만들었을 법한 소품들에 의해 장면전환과 시간의 흐름을 기가 막히게 연출합니다.


회중시계를 주고 받으며 인생의 각 단계를 보여줍니다.

회중시계.

복중이나 흉중에 품었을 회중시계의 시간은 멈출줄을 모르고 생노병..사까지 밀고 갑니다.

복중이나 흉중에 품었을 시간 속 사건들은 기억이 되어 멈출줄 모르는 시간을 동결시키기도 하지요.


뛰어난 연출에, 감정의 동요가 큰 장면마다 등장하는 현대무용이 빛나는 작품입니다.


호강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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