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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을 임해성 Sep 16. 2023

<도을단상> 뉴클리어 패밀리 핵가족.

스스로 던진 질문을 감당하지 못한 작품

<도을단상> 뉴클리어 패밀리

핵가족.

핵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무엇이 떠오르나요?

핵분열?

핵융합?


결혼해서 아들딸 낳고 살아가는 호모.

5년간 취준생. 33살 찌질이 남자.

남자가 되고싶은 여자 유투버.

누군가의 아내, 누군가의 엄마로만 살아온 익명의 주부.


이들이 한 가족이라면?

진정한 자신의 삶을 살아보기를 원하는 이들.

사회적 합의와 틀거리가 자신의 삶을 옥죄기만 한다고 느끼는 이들.

그들이 한 가족이라면?

그래서 비로서 자신이 꿈꾸던 삶을 살기로 선언한다면?


가족이라는 틀거리조차도 해체시키고 분열시키는 개인의 욕망과 역진화를 고발하는 듯 하면서도 역설적으로 다양성을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듯한 멘트와 주제의식.


작가와 연출이 전달하고자 하는 핵심메시지보다 극한상황의 설정과 그에 맞는 캐릭터 구축이라는 소재의 역설계가 빛나지만 그래서 설계사상의 구현에는 실패한 작품이 아닐까 싶네요.


실험적인 작품이 가지는 인간적인 약점과 엉성함에도 불구하고 사회계약설이나 공동체의 구원의 방식이란 어떠해야 하는가를 이야기하기에 시온아트홀이라는 이름의 공간과 극단 고래라고 하는 이름-고래는 육지에 올랐다가 다시 바다로 돌아간 역진화의 대표적인 사례로, 그들은 어류가 아니라 포유류이다-조차도 상상력을 자극할 만하다 하겠습니다.


한 작품의 성패가 아니라 그래서 비로서 던져지는 질문에 주목하고 싶은 연극입니다.


우리 사회는 진화하고 있나요?

아니면 퇴행하고 있나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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