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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을 임해성 Nov 24. 2023

<도을단상> 부모님 모시고 청와대.

국체명징운동의 반상징, 청와대

<도을단상> 부모님 모시고 청와대.

전 청와대를 국민에게 반환한 것은 잘 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일본역사의 대정봉환은 귀족의 권력을 들어 일왕에게 바친 퇴행이었지만, 한국의  청와대 반환은 월권의 상징을 주권자에 바친 진일보라고 생각합니다.


1948년 정부 수립 후 주권재민의 헌법정신과 어울리지 않는 봉건적, 권위적 통치의 상징인 청와대가 그 어떤 이유로든 숨통이 끊긴 것은 민주주의 발달사에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깊어가는 가을 단풍보다는 좀 더 매서운 바람이 불어 낙엽이 지는 소리가 들리는데, 마치 그 소리가 권불십년은 커녕 오년마다 떨어지는 권력의 소리처럼 들리더군요.


저는 주인이 오랜만에 제 집을 찾은 기분이 되어 걸었습니다만, 순박한 울엄마는 육여사의 모습이 보고 싶었다며 윗전을 찾은 듯 조심하는 몸짓이었고, 아버지는 죄다 도둑놈들이라 사람은 봐 줄 것이 없지만 소나무와 돌은 봐도봐도 좋다고 비인간의 세계에 빠져 노닐더군요.


같은 시공간에서 서로 다른 생각으로도 손을 맞잡은 우리 가족들이야말로 민주주의적 가풍을 가지고 있음을 다시 확인하면서 은근 으쓱했습니다.


일개인에게는 너무도 넓은 집이언마는 한편으로는 너무도 좁은 세계임을 구분하는 담장에 이르러서는 좀 넓은 감옥이기도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대한민국 역사가 속삭입니다.

“과거의 어떤 정권도 이런 짓을 못 했습니다, 겁이 나서.

근데 여기는 겁이 없어요. 보통은 겁나서 못합니다.

안 그렇습니까? 대통령 임기 5년이 뭐가 대단하다고. 너무 겁이 없어요, 하는 거 보면…”


국민을 무서워 하는 동등자 중 일인자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그것이 민주주의입니다. 대한민국 헌법1조의 국체를 '명징(일본어투)'하게 하는 길이지요.

국체명징운동의 일환으로, 청와대가 그 반동의 기억으로써 잘 보존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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