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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을 임해성 Mar 30. 2024

<도을단상> 빈천지교 불가망

40년 전 타임머신 여행

<도을단상> 빈천지교 불가망


귀국하자마자 동네 친구와 만났습니다.

둘이 만나 시작한 술자리가 다섯이 되어 끝이 났네요.


흙먼지 풀풀 날리던 비포장도로 시절부터 사귀던 친구들과 옛날 얘기하다가 어린 시절 싸고 맛있어서 많이 먹었던 임연수 이야기가 나와 2차는 일부러 임연수 구이집으로 왔습니다.


재래시장 구석의 퇴락한 포장마차.

곱게 늙은 누이가 구워주는 임연수 구이를 놓고 40년 전으로 가는 타임머신을 탔습니다.


오라이를 외치던 안내양 누나도 사라지고, 염라대왕 별명을 얻어 주야장창 때리던 선생님도 없지만, 용케 주름지고 벗겨진 얼굴 속에서 10대 그 시절의 얼굴을 끄집어내며 한 바탕 웃음으로 배가 불렀습니다.


한 두가지 병이 들고 두툼해진 몸으로나마 또 보자는 인사말 남기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40년이 지나도 임연수도 우리도 그대로인 것을 보면, 묵을 먹고 돌아서서 도루묵이라고 한 선조는 참으로 가벼운 인간이었나 봅니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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