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도을일기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도을 임해성 Jun 03. 2024

<도을단상> 추락천사

추락이 이끄는 타락

<도을단상> 추락천사


마음이 어떤 기준선 아래로 떨어지는 것이 타락이요,

몸이 어떤 기준선 아래로 떨어지는 것이 추락이라면, 그렇다면 저는 아마도 추락천사일 것입니다.


모든 추락에는 존재의 질량에 합일하는 충격과 동통이 있을 것인데, 그러한 아픔이 몸에만 머물지 않고 마침내 마음에도 미쳐, 추락은 추락에 머물지 않고 몸만이 아니라 마음도 무너뜨리고 포기하게 함으로써 마침내 기필코 타락으로 이끄는 어떤 추력이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그래서 최초의 추락천사는 다른 천사들로 인해 스스로 구별되었고, 그런 구별이 그를 고립시키고 좌절하고 포기하게 함으로써 최초의 타락천사가 된 것이 아닐까 하는.


그런 아픔이 느껴지는, 이카루스의 희망이 내포하는 필연적인 절망을 표현하고자 무릎에 힘을 빼고 어깨를 늘어뜨리고, 통증이 가득한 심장을 움켜쥐었습니다.


작품명: 계단을 오르고 난 뒤. ㅋ

.

.

매거진의 이전글 <도을단상> 동굴의 우상..제살 깍아먹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