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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을 임해성 Jun 10. 2024

<도을단상> 기호로서의 도시와 패션

근대성의 이해를 위한 기호 해석

<도을단상> 기호로서의 도시와 패션


세계적인 메트로폴리스 서울에서

또 하나의 세계적인 메트로폴리스 도쿄로 떠나기에 앞서 기호와 관련된 책을 하나 더 읽고 싶었습니다.


19세기 인상주의 화가들의 작품 속에 등장하는 도시와 패션이라는 기호들이 상징하는 바를 해석하는 흥미로운 플라뇌르(배회, 산책)였습니다.


자본주의가 성립하고 새롭게 부상하는 브루조아 계급의 성취의 상징으로서 등장하는 여성(흰 머리의 부유한 남성의 옆자리에서 빛나는)이 근대성의 상징이라면,

최진실에서 한예슬에 이르기까지 스스로가 성취이고 그 옆의 연하남이 그 성취의 상징으로 그려지는 것이 현대성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 읽었습니다.


제게 흥미로운 것은 검정색이 유행한 까닭이었습니다.

"검정색은 프랑코-프러시안 전쟁 이후 상복의 상징으로 남아 있거나 파리 혁명정부의 혁명적 분위기로 입혀지기도 하면서 1870년대에 지속적으로 유행하게 되었다.

하지만 이후의 유행에서는 미망인, 애도의 이미지가 아닌, 사회적 변화에 기인하는 향락적 분위기로 인해 젊고 아름다운 미망인의 검정 옷에는 오히려 관능적이고 유혹적인 이미지가 담기게 되었다. 그리고 이와 반대로 집안에 있던 정숙한 여성들에게는 보수적인 어두운 이미지로 검정색이 해석되게 된다.


따라서 검정색은 상복, 애도의 색, 성과 관련된 색, 도시의 색, 유혹의 색 등으로 복합적 뉘앙스를 담고 당시 파리에 유행하였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그 의미가 무엇이든지 검정색은 근대를 의미하며 시크한 파리지엔느를 상징하기 시작했다."


매춘, 성, 관음의 표현으로서의 인상주의 화가들의 눈을 통해서 본 근대산책은 즐거웠습니다.


사람과 마차가 함께 다니던 블러바드와 다르게 인도와 차도로 시공간을 단절시킨 현대의 자동차와 빌딩 문화가 탄생시킨 현대의 도시와 패션은 어떻게 다른지, 그에 대한 반향으로 주목 받는 골목길과 낮은 건물로 올망졸망하게 이어지는 이면도로의 문화가 낳는 도시와 패션은 어떠한 지, 도쿄의 밤거리를 거닐며 음흉한 관음의 플라뇌르를 즐겨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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