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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을 임해성 Jul 26. 2024

<도을단상> 부루마블게임

보드게임으로 보는 자본주의의 원리

<도을단상> 부루마블(블루마블)


보드게임으로 보는 자본주의의 원리.

보드게임 블루 마블은 주사위 2개를 던져 나온 숫자만큼 이동하면서, 해당 칸의 각국 주요 도시의 땅을 사거나 건물을 지은 후 다른 사람이 그 도시를 지나가면 통행료를 받거나 임대료를 받는 게임입니다. 게임머니를 모두 공평하게 나누어 가지고 게임을 시작하지만 돈을 다 써서 모두 파산하고 1명이 남았을 때, 게임이 끝나는 방식이죠.


이 게임에는 자본주의를 이해하는 2가지의 키워드가 있습니다. 하나는 기본소득입니다. 주사위를 던져 보드 전체를 한 바퀴 돌 때마다 소득을 줍니다. 게임에 참가하는 누구에게나 한 바퀴 돌 때마다 무조건 주어진다는 점에서 그 논리가 기본소득과 똑 같습니다, 두 번째는 바로 독점의 폐해입니다. 이 게임은 한 사람이 모든 땅과 화폐를 혼자서 독차지할 때 끝이 납니다. 한정된 자원인 토지를 이용하여 통행료나 임대료를 받으면(지대수입) 경제는 성장하지 않고 독점 그것도 최후에는 1인 독점으로 끝난다는 것을 이 게임은 보여줍니다.


자, 이제 자본주의가 지속가능한 시스템이 되기 위한 조건들이 보이나요?

우선 자유시장에서 자신이 던진 주사위의 눈금(실력)만큼 이동하며 투자를 하고 재산을 늘려갈 수 있습니다. 경제는 달리기와 같이 실력껏 달리는 것입니다. 블루마블은 게임을 끝내고 승자를 결정하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에, 처음에 획득한 독점적 권리가 계속 유지되지만, 그것은 반대로 실제 경제에서 지속가능한 자본주의를 위해서는 그러한 독점적 지위를 해체해야 한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그것이 바로 상속세인 셈이죠. 능력껏 달리기를 해서 당신이 승자, 내가 패자인 것은 좋은데, 우리 애들은 어떻게 되어야 하는가?라는 공정에 대한 질문이 바로 상속세를 비롯한 세금체계임을 알 수 있습니다.


개인차를 인정하더라도 게임이 너무 빨리 종료되는 것을 막고자 보드 한 바퀴를 돌면 돈을 지급합니다. 말하자면 지속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장치로서 기본소득이 이미 오래 전의 게임의 원리 속에 설계되어 있었다는 것이 놀랍지 않나요?

자본주의가 유지되기 위해서는 돈이 돌아야 합니다. 아무리 누군가가 땅을 많이 사고 호텔과 건물을 많이 짓는다고 해도 임대료와 사용료를 지불할 수 있는 소비의 주체가 없다면 유지될 수 없습니다. 바로 이런 측면에서 한 바퀴를 돌 때마다 지급되는 금전은 복지정책이 아니라, 게임을 계속해서 유지하고 경제가 돌아가도록 하는 경제정책으로서 지급됨을 알 수 있습니다.


기업은 생산의 주체로서 실력껏 달립니다. 정부는 자본주의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정기적으로 게임을 리셋하는 의미로 상속세를 비롯한 세금제도를 통해 재원을 확보합니다. 그 재원으로 소비의 주체로서의 의의가 더욱 커지는 가계에 경제정책의 일환으로서 ‘기본소득’을 지급합니다. 가계는 기본소득을 소비에 사용하거나 자기계발에 사용하여 보다 질이 높은 숙련지식노동자로서 생산에 참여합니다. 아름다운 선순환이 아닌가요?


날이 뜨겁습니다. 수박 한 통 시원하게 썰어 놓고 자녀들과 오랜만에 블루 마블 게임을 하면서 경제공부, 자본주의와 블루마블(지구)를 지키는 어벤저스가 되어보는 것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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