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을단상> 내가 사랑한 압화 2
자작시 압화押花
<도을단상> 내가 사랑한 압화 2
압화押花
짓눌려 피는 꽃이 되었다
단 한 번도
의지로 채워지지 않은 삶.
바람에 실려 땅에 지고
흙을 뱉아 내며 간신히 확보한 기도
원치 않을 때 비에 젖고
뜻하지 않게 땡볕을 맞다
하늘하늘 흔들리다
스러질 뿐이라고만 믿었는데
꼭꼭 숨어야 할 이유따위 없었는데
누군가의 눈에 걸렸다
누군가의 손에 잡혔다
바라지도 않았던 푸르름을 잃고
꼴깍꼴깍 머금은 물기를 잃고
겨우 내린 뿌리 덮을 흙마져 잃고
단
한 번도
의지로 채운 적이 없는 삶.
짓눌려 피는
꽃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