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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희주 Sep 14. 2024

별이 되고 싶었던 나무의 이야기

visual journal



1.

사과나무는 별을 동경했다.

나무는 별을 보며 자신도 별이 되는 상상을 했다.

수많은 시간 동안 별을 바라보았다.

      

사과나무는 별을 만나기 위해 매일 밤을 기다렸다.

그리기 위해 수많은 낮을 보내야 했다.

땡볕을 버티고

비바람도 견디며.


나무에는 사과가 맺혔다.

별이 아닌 사과가 맺혔다.

사과 속에는 별이 들어 있었다.

그토록 그리워하던 별이.


2.

나를 지금에 이르게 한 것은 내가 동경한 별이기도 했고

그 별을 동경하며 만든 낮 동안의 땀이기도 하다.

나만의 별, 나만의 별을 그리고 싶었다.

오랜 희망사항이다.     


가만,

내가 진정되고 싶었던 것은 별이었을까?

정작 내가 얻고 싶었던 것은 별이 아닐지도 모른다.

내게 기쁨을 주는 것은 별뿐만이 아니다.

사각거리는 과육 속에서 달콤한 즙이 쭙 흘러나온다.


난 여전히 밤을 기다린다.

밤을 기다리는 낮을 사랑 한다.

난 여전히 별을 동경한다.

별을 만나기 위한 뜨거운 시간을 사랑한다.

나무의 욕망과 별의 빛이 만들어내는 이글거림을 사랑한다.

낮의 시간이 만든 달함이 입안 가득 퍼지는 만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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