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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도 꽃이 될 수 있을까

by 정희주

너는 울면서 물었지

슬픔도 꽃이 될 수 있느냐고


가슴을 찢으며 뿜어져 나온 너의 통곡이

나의 심장을 날카롭게 흔들고

앉은 이 자리를 흥건히 적시고

넘치고 흐르고 다시 넘치고 흐르고

더는 갈 곳 없는 눈물이 큰 강을 이룰 때쯤

그제야 슬픔이 무엇인지 알게 되겠지

슬픔의 의미를 알게 된 날

견뎌온 시간을 꽃이라 부를 수 있다면 좋겠다.


얼지 마 죽지 마 살아남아

슬픈 얼굴로 살아남아

봄이 올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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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희주 인문・교양 분야 크리에이터 소속 미술치료사 프로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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