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겨울이 끝나가는 어느 날
강물 위로 빙빙 떠내려가는 얼음 덩어리를 보았다.
제멋대로 떠내려가는 얼음 덩어리는
한번 녹은 얼음은 이전의 모습으로 돌아갈 수 없다며
쌀쌀맞은 말을 남겼다.
차가웠던 강물에
계절마다 다른 햇살이 비치고,
물장난 치는 아이들이 찾아오고
낙엽이 살랑거리는 것을 보며
강물이 건네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깨져버린 얼음이 하나 될 수 없듯이
우린 이전의 모습으로는 다시 만날 수 없다.
다시 하나의 얼음덩어리가 될 수는 없어도
우리는 여전히 강물이다.
얼음이 되기 전에도
얼음이 된 후에도
얼음이 녹은 뒤에도
우리는 언제나 강물이다.
과거에도
현재에도
미래에도
우리는 하나로 흐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