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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모른다.

by 정희주

나는 모른다.

너의 웃음, 너의 눈물, 너의 한숨의 의미를 모른다.

알 수 없는 것이 있다는 것이 괴롭다.


나는 모른다.

알려고 할수록 알 수 없어진다.

알고자 하는 간절함은 절망으로 뒤바뀐다.


나는 모른다.

어차피 알 수 없는 것이다.

알 수 없는 것은 지나쳐간다.


나는 모른다.

모른다도 것을 모르게 되었다.

아무것도 모르게 되었다.


이제 안다.

너를 안다는 것은

무수한 시행착오만큼이라는 것을 안다.

간절함, 절망감, 허무함, 두려움을 느끼는 만큼

생생한 감정을 느끼는 만큼

그만큼 너를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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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희주 인문・교양 분야 크리에이터 소속 미술치료사 프로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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