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 있다는 게 착각임을 알려주는 단어
(형) 1. 사물의 이치나 학문 등에 막힐 것이 없이 통하여 알다. 2. 속이 비어 밝고 시원스럽게 뚫리다. 3. 횅댕그렁하다.< 휑하다
평소의 나는 '횅하다'를 허전하다는 뜻에 가깝다고 느꼈다.
사전에선 속이 비어 모든 이치를 훤하게 아는 뜻으로 전해진다.
이 단어는 두 방향으로 동시에 튄다.
머리가 환하게 트일 때의 횅—
그리고 마음이 텅 비어버릴 때의 횅…
둘을 한 글자에 묶어버린 게 너무 한국어스럽다.
뭘 하나만 못한다.
감정도 꼭 두 개씩 붙여 놓는다.
속이 비어 모든 이치를 훤하게 아는 상태.
텅 비었는데 오히려 뚫려 있고,
허한데도 밝고,
비었는데 더 잘 보이는 상태라니.
‘빈다’는 게 허전함을 뜻하는게 아니란 걸 선명히 잘 보여주는 단어다.
반면, 훤하다의 의미는 전체가 다 트이게 아는 것처럼 느껴지는데, 조금 흐릿하게 밝다는 뜻에 반전이 전해진다.
횅하다와 훤하다는 그동안 뉘앙스 인지 오류가 있었던 것 같아 기록해둔다.
어느 날은 이상하게
저절로 “텅—” 하고 빠질 때가 있다.
조금 멋지게 말하면
"통한다"에 가깝다.
덜컹거리던 마음이 어느 순간 “아, 이거였네?” 하고 밝아지는 느낌이랄까.
허함과 시원함이 섞인 틈 같은 곳에 머무를 때, 세상이 망설임없이 허함을 튕겨내주는 느낌을 받는다.
그냥 바람만 지나가도 시원하니 괜찮은 날, '횅하다'란 말을 긍정적인 에너지를 활용하고 싶다.
나에게 '휑하다'는 허전함으로 다가오나요, 명쾌함으로 다가오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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