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어 줍기 100. 소일거리

단어 줍기를 시작한 이유 같은 단어

소일거리

(명) 세월을 보내기 위해 심심풀이로 하는 일
예: 소일거리로 그림을 그리다.
네이버 사전 (비교차)

It Feels Like...


작지만 힘이 되는


나를 일으키는 건 언제나

작은 것들입니다.

하다 보니 만들어지는 것들,

하는 행위 자체가 결과임을



'단어 줍기'를 처음 시작할 때의 목표 100개에 도달했다.
예약발행 실수로 하나 더 하면, 정확하게는 101개다.

무기력이 극에 달했던 시즌에 부여잡은 '소일거리'다.
넘쳐나는 시간을 제대로 쓰지 못하는 나를 바라보며, 최소한의 리듬을 잡고 싶은 욕구도 있었던 것 같다.

작은 거라도 꾸준히 해보자.
이걸 목표로 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난, '단어줍기 100'시즌을 통해 매일매일 꾸준히로 사는 유형은 아니군.
이걸 더 선명히 깨달았다.
동시에, 즉흥성이 강한 나다운 성향을 편안하게 인정해 주는 시간이 되었다.

매일매일 발행한 것처럼 보이는 단어줍기는 사실, 시간 날 때 몰아 쓰고 그런 글들이 하나씩 예약 발행된 것이다.
이동하는 차 안에서 이미지를 등록하고 단어의 느낌들을 쓰고 정돈하고 누워 빈둥거리는 시간에 예약글 세팅하다 보니 게시글 리스트가 채워져 갔다.

100일의 업데이트 시간 속에서 '꾸준함 획득까진 아직 더 많은 훈련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럼에도 매일 발행한 글이 100개가 된 걸 보니 최소한의 약속은 스스로에게 지켰다는 생각이 든다.
'적어도' 최소 100일간의 약속을 지켜낼 힘을 확인하는 기회이기도 했다.
나의 즉흥 성향을 바라보고, 이전보다 너그럽게 인정해 주는 시간이 되었다.

소일거리의 힘은 이렇다.
하루에 작게라도 무언가를 꼬무락거린다는 건, 내게 주어진 시간에 충실했다는 기분을 안겨준다.
대단한 목표를 이루기 위해 의지를 불태우며, 계획 세우는데 에너지를 소진하기보다 '하는 듯 안 하는 하다 보니 이렇게 되었네'에 가까운 단어다.

'단어 줍기'는 때로 귀찮은 작업이긴 했지만, 진 빠지는 작업은 아니었다.
그래서 앞으로도, 어떤 형태로든 깨작임의 소재로 운영은 할 것이다.

사전에서 우연히 발견하는 단어들은 계속 '수집 중'이긴 하다.
역시나 이동 중에 이미지를 정리 중이다.
하지만 글 곳간에는 채워진 글이 별로 없다.

앞으로는 100개 글까지 쓰듯이 매일매일 의무 업데이트 방식에서, 즉흥 업데이트 방식으로 바뀔 것 같다.
'단어줍기' 외에 또 다른 형태의 나다운 글들을 저축하듯 담아가야겠다.
'단어 줍기 100'은 나다운 개성글이 되었고, 거기에 다른 형태의 글이 또 추가될 수 있다는 자연스러운 믿음이 생겼다.
이는 분명, 발전이다.

업데이트 주기를 빠딱빠딱 지키자는 의무감을 내려놓기로 했다.
지금 내 성향에선 아직 쉽지않기도 하고 그렇게 옥죄듯이 쓰고 싶지는 않은 것도 같다.
나에게 글은 취향의 영역이며 소일거리의 한 구퉁이다.

'소일거리'
이 단어는 뜻을 모르기보다 내가 시작한 단어 줍기에 대한 의미를 잘 보여주기 위해 골랐다. 100번째 단어로 잘 어울린다.



Q for You


'나중에'를 기약하고 계속 미루기만 하는, 하고 싶은 소일거리가 있나요?

지금 하고 있는 소일거리는 무엇인가요? 나에게 어떤 의미가 있나요?




ps.

조회수도 대단하지 않은 작은 공간임에도, 꾸준히 찾아와 조용히 라이킷 해주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오시는 분들이 자주 오신다는 것도 발견하게 된 공간이 되었네요.
우연히 스쳐 지나다가 바람 같은 라이킷 공감을 주신 분들께도 물론, 감사드립니다.

'단어줍기'의 매일 업데이트 방식은 사라질 수 있습니다.
간간 업데이트 방식으로 전환될 수 있습니다.
...의외로 또 매일 업데이트할 수도 있구요^^
아직 정해진 건 없다는 뜻입니다.
그러나 '단어줍기'는 끝나지 않습니다.
어떤 형태로든 이어질겁니다.
이건 확실합니다.

단어줍기를 하면서 생전 처음 보는 단어를 발견하는 재미는 여전히 유효하더라고요.
좀 더 모아볼게요.

청소년, 대학시즌 때 가끔씩 사전 펼쳐보던 취미(?)가 있었는데, 시간이 훌쩍 지나 이렇게 브런치 첫 연재 소재가 될지는 몰랐네요.

'우연히 하다 보니 이렇게 되었네'의 즉흥지향적 삶이 '이래서' 좋습니다.
저는 이 방식의 삶의 태도가 좋습니다.
'꾸준히'가 안돼도 괜찮습니다.

모두의 소일거리를 응원합니다.
지치는 일보다
힘을 주는 소일거리가 되기를요^^
하찮아 보여도 하찮은 건 없다는 믿음의 시간으로 이어지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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