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근차근 꾸준히가 어려운 나에게
(부) 1. 한쪽에서부터 차례대로 모조리 뽑아 버리는 모양 2. 차차 조금씩 개먹어 들어가는 모양
예: 배추를 모짝모짝 다 뽑아 버리다.
예: 누에가 뽕잎을 모짝모짝 갉아먹는다.
어색한 인내, 몰아치며 흔들리는 집중력
한 번에 해치우고 오래 자빠지는 사람들에게
나는 몰아치기에 익숙하다.
작심삼일도 아니고, 작심삼일 몰빵형.
딱 정해서, 몰아붙여서, 단번에 끝내야
뭘 좀 한 것 같다.
직성이 풀린다 해야하나.
계획도, 정리도, 실행도
늘 ‘이번에야말로 꾸준히’로 시작했다가
금세 바닥이 드러난다.
오랜 습관은 무섭다.
학창 시절엔 벼락치기,
사회에선 3개월-6개월 프로젝트로 몰아치기
그리고 한동안 퍼져 재충전을 해야 다시 밀도 높은 프로젝트 수행이 가능했던 생활 리듬의 소유자다.
이른바 '프로젝트형 인간'.
자의 반 타의 반 이런 감각이 몸에 익었다.
나이가 들수록 이런 리듬은 점점 버거워진다.
폭발적으로 에너지를 낼 수 있는 강도가 점차 약해지고, 집중 주기도 짧아진다.
반면, 늘어지려는 리듬은 더 강해진다.
한 때, 몸의 리듬쯤은 쉽게 바꿀 수 있다고 믿었다.
오만이다.
지금은 안다.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는 걸.
몸 리듬을 역으로 뒤집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게 있다면,
'모짝모짝 마인드'다.
조금씩 나눠하는 건
답답하고, 불안하고,
그러다 어느덧
내 안에 조급함이 먼저 고개를 든다.
‘모짝모짝’
올해의 목표에 끼우고 싶은 단어다.
천천히,
야금야금,
조용히 채워가는 리듬.
근래 가장 절실한 단어를 고르라면 이걸 택하겠다.
조금씩 꾸준히 해내는 사람들은 위대하다.
이는 '비교로 인한 부러움'과는 결이 사뭇 다르다.
기어이 내 몸이 적응할 때까지 받아들이고야 말겠다는 '의지'에 가깝다.
다 끝내지 않아도 된다는 감각,
조금만 해도 된다는 허용,
이런 것들이 필요하다.
멈추지 않는 게 중요하다는 걸
수없이 무너지고 다시 일어서며
조금씩 배워간다.
한동안 모짝모짝 '무너지는 중'이었다.
한꺼번에 망가지는 사람은 눈에 띈다.
나는 그렇지 않다.
천천히,
내면의 말 한마디,
하루 한 조각씩
내 삶을 모짝모짝 갉아먹는 쪽에 가까웠다.
스스로를 무너뜨릴 땐 늘 교묘하다.
‘오늘은 그냥 쉬는 거야’
‘지금은 타이밍이 아니야’
‘이건 내가 진짜 원하는 게 아니었겠지’
말을 돌리고,
실은 모든 감각을 끄고,
고요하게 뒤로 빠진다.
이 생각을 바꾸기로 했다.
모짝모짝 무너지는 중이 아니라,
모짝모짝 일어서기 중에 있었노라고..
마음속 말의 방향을
야금야금 돌려본다.
하루 한 문장이라도,
한 줄이라도,
글이 아니어도 괜찮다.
글은 내게, 그리 절실한 필수 욕구는 아니다.
그저 일어서기 위한 하나의 방편일 뿐이다.
매일 완벽하게는 못해도
무언가라도 잠시 손이라도 댔으면
그걸로 됐다고 스스로를 다독인다.
작심삼일로 무너지면
그다음 작심삼일을 새로 시작한다.
아직도
몰아치고 싶은 유혹은 많다.
그래도 이번엔
이번만큼은
조금씩,
모짝모짝 가보기로 했다.
'겨우 이것밖에 못해?'
여전히 내면에선 이 소리가 불쑥질을 해댄다.
이제 그만...
습관성 다그침도 멈추기로 했다.
마음 속에서 스스로 해대는 말도
방향을 트는 것이 만만치 않다.
'단어 줍기'
이것 역시 그 노력 중 하나이다.
어디에 닿든 간에,
결과로 이어지길.
모짝모짝 리듬으로.
당신은 몰아치기 타입인가요, 모짝모짝 타입인가요?
끝까지, 기어이 해내는 바꿔본 당신만의 리듬이 있나요?
깨진 리듬을 다시 바로 잡는 당신만의 공식이 있나요? (있다면 댓글로 알려주세요... 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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