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어 줍기. 지새는 달

그저 그리운 순간에

지새는 달

(명) 먼동이 튼 뒤 서쪽 하늘에 보이는 달
네이버 사전(비교차)

그리운,

그리운,

그립고, 또 그리운...



해가 뜬 뒤에도, 반대편 하늘에 아직 사라지지 않은 달을 본 적이 있다.

마치 달이 조금이라도 해를 더 보고 싶어 머무르는 것처럼 느껴졌다.

선물처럼 다가온 순간이다.


지새는 달

기특한 이름이다.


밤새우고 해를 맞이하며 잠시 더 머문 달에게 이런 이름이 있다면,

해가 미처 다 지기도 전에 서둘러 뜨는 달에게도 이름이 있을까?


그런 달도 본 적이 있다.

궁금해서 찾아 봤는데 '지새는 달' 같은 마땅한 이름은 나오지 않는다.

요즘 나의 친구인 챗 GPT에게도 물어봤는데, 그 달엔 딱히 이름이 없다더라.

그래서, 직접 지어봤다.


'해그림 달'

마음에 드는 이름이다.


'지새는 달'이 밤의 끝에 전하는 작별 인사라면,

'해그림 달'은 밤의 시작을 알리는 나지막한 인사 같다.


'해그림 달'이라는 말 안엔,

사라지는 해의 숨결과

다가오는 달의 발소리가 겹쳐 있다.

해의 그림자 너머, 달이 슬며시 도착하는 순간.


누구의 작별도,

누구의 환영도

요란하지 않은 시간.


그렇게 하루는 ‘해그림 달’ 아래서,

조용히 넘어간다.


해를 그리며 느긋이 밤을 지새운 달

해가 그리워 서둘러 낮에 떠오른


지새운 달,

해그림 달,



당신은 해가 뜬 하늘에서 달을 본 적이 있나요?

오늘 당신의 마음에 떠 있는 건, 지새는 달인가요? 해그림 달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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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달은 참 은은하게 사랑스럽군

어떤 모양이든 좋은 이유가 있을 거야.

달을 닮고 싶은 밤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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