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어 줍기. 판들거리다

이럴 거야, 진짜? 응 이럴 거야

판들거리다

(자) 하는 일 없이 얄미운 태도로 게으르게 놀기만 하다. < 펀들거리다. 빤들거리다.
(부) 판들판들
네이버 사전 (비교차)

It Feels Like...


여유로운, 때론 얄미운

효율적인


혼자일 땐 괜찮은,

함께일 땐 처맞을



‘판들거리다’라는 단어에는 살짝 얄미운 기운이 묻어 있다.
‘하는 일 없이, 빈둥빈둥 놀기만 하는 태도’처럼 보일 때도 있다.

아무 일 없는 듯 커피를 홀짝이며 창밖만 멍하니 바라보거나,
책상 앞에 앉아 있는 척하며 손가락만 빙글빙글 돌리는 모습.
심지어 소파에 드러누워 리모컨만 이리저리 옮기며,
마치 ‘할 건 다 한 듯’ 표정을 짓는 사람.

판들거림에는 묘한 자기 합리화가 깃들어 있다.
“이것도 쉼이야.”, “지금은 충전 중이야.”
말로 포장하지만, 옆에서 보면 참으로 심통 나는 장면이 된다.

판들거림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니다.
때로는 아무것도 안 하는 그 시간이
머릿속 어수선한 생각을 흘려보내고,
다음 움직임을 위한 은근한 준비가 되기도 한다.

그것이 ‘게으름’인지 ‘여유’인지는…
보는 사람 마음에 달렸다.

기획자는 가끔 판들거리는 사람처럼 보이곤 한다.
판들거리며 머릿속에서 굴러가는 조각들이
어떤 방식으로 합쳐지고 튀어나오는지,
눈에 보이는 순간까지는 알 수 없으니까.

때로는 머릿속에서 수없이 돌고 도는 시간보다,
결과물이 눈앞에 드러나는 시간이 한순간처럼 짧다.
소위 아다구가 맞아떨어지는 찰나,
순식간에 눈에 보이는 결과가 만들어진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은 보이지 않는 과정에는 관심이 없다.
그저 놀고 있는 듯한 모습만 바라본다.

가끔은 이런 시간들이 부대낌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그래서 나는 이 판들거리는 시간이
다른 사람 눈에 잘 보이지 않길 바란다.

눈앞에서 자기 기준의 무언가를 하지 않으면,

자기 기준의 일하는 모습이 아니면

편견을 가지기 쉽고,
그 편견에 반응하는 건 너무 피곤하니까.

쉴 새 없이 일하는 사람과 판들거리는 사람 중 하나를 고르라면,
나는 주저 없이 후자를 택하겠다.
실제로 그렇게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머리는 쉴 줄 모르고 굴러간다는 걸 아는 사람은 별로 없다.
머리가 쉬고 싶다.
마음이 쉬고 싶다.

진심으로, 마음으로 쉬고 싶다.
판들판들.




Q for You


판들거림을 지지하고 싶을 때는 언제인가요?

판들거리는 사람, 판들거리는 나 자신을 향한 마음의 시선은 어떤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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