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놈의 자존심이란 게
(형) 어거지가 세어 남에게 호락호락하게 굽히지 않다. 목강하다.
친절하게 웃으며
철벽을 치는 그대 모습
가끔 고운 말로 하기 싫어
친절한 고집.
단어를 본 순간, 이런 모습이 떠오른다.
목곧은 사람은 풍경처럼 눈에 띈다.
대화 속에서 말끝이 매끄럽게 흘러가지 않고,
뚝 잘려 나간 듯 허공에 선이 그어진다.
그 선은 곧은 등뼈처럼, 부러질까 싶으면서도 끝내 휘지 않는다.
이상한 건, 그 태도가 거칠지 않다는 점이다.
차 한 잔 권하며 미소도 짓는다.
말투도 점잖다.
그런데 결론은 늘 같다.
“아니요, 저는 제 뜻을 굽히지 않겠습니다.”
친절한 고집불통.
결국은 자기 선택만 옳다는 아만을 지녔다.
듣는 사람을 황당하게 만들면서도, 어쩐지 부럽게 하기도 하지만, 나는 때로 이런 사람들이 숨이 막힌다.
친절함이 더해져 치고 들어갈 틈조차 주지 않는 느낌이 든다.
그 곧음이 답답하다.
조금만 꺾으면 금세 풀릴 일을
끝까지 곧게 세워두어
시간을 늘어지게 만든다.
그럴 때 목곧음은 사람 사이를 가르는 두터운 벽이 된다.
부드러운 숨결이 닿기도 전에,
이미 차단된 공간.
하지만 또, 그 벽이 있어야
무너지지 않는 순간도 있다.
모두가 상황에 맞춰 굽힐 때,
누군가는 끝내 버텨야 한다.
불편한 목곧음이
때로는 모두를 지켜주는 방패가 되기도 한다.
목곧다는 그래서 양면의 얼굴을 갖는다.
친절하면서도 불통,
존엄을 지키면서도 관계를 버겁게 만든다.
결국 중요한 건
‘끝내 지켜야 할 고집’과
‘잠시 접어둘 자존심’을
스스로 가려내는 감각일 것이다.
웃으면서도 끝내 굽히지 않았던 순간은 언제였나요?
나의 고집은 불필요한 벽인가요, 아니면 꼭 지켜야 할 선이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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