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자다 문득 이럴 때 : 어딜 다녀오는 걸까
(자) 몹시 놀라거나 무서워서 혼이 떠서 나갈 지경에 이르다
돌아올 곳이 있다는 걸 알면
떠보는 것도 다녀오는 길이야
지하철 안,
가방을 열었는데 지갑이 보이지 않을 때.
순식간에 온몸이 싸해지고,
주변 소음이 멀어진다.
그 짧은 공백 속에
혼이 부웅-떴다가 잠깐 어딜 다녀오는 느낌.
쭈뼛-차가운 경직으로 굳는다.
비슷한 순간이지만,
강도가 높아지는 경우도 있다.
새까만 어둠 속에서 자다 깼을 때.
눈은 떴지만, 아직 세상으로 돌아오지 못한 그 사이.
몸은 침대 위인데, 마음은 어딘가 낯선 공간에 걸려 있다.
이때의 공기는 유령 같다 —
차갑고, 텅 비고, 묘하게 익숙하다.
그런 순간이 지난 뒤엔
왠지 모르게 먹먹해진다.
무서움이 아니라,
삶이 얼마나 얇은지를
잠깐 깨닫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어찌할 줄 모르는 두려움과 먹먹함이 밀려올 때,
마음으로 부여잡을 수 있는 무언가가 있다면 —
마음으로 불러볼 존재가 있다면 ㅡ
그것만큼 다행인 일도 없을 것이다.
‘혼뜨다’는 단순한 공포가 아니다.
살아 있다는 걸 알기 위해,
그게 너무 귀해
잠시 멀어져 보는 일.
그 짧은 거리를 오가며
우리는 정신을 붙잡는다.
살아 있음에 대한 감사는,
어쩌면
갇혀 있다는 걸 자각하는 순간부터
시작되는 것 아닐까
혼이 뜨는 지경의 두려움이나 놀람을 겪은 적이 있나요?
살아있음 그 자체에 감사한가요? 무엇을 더 바라고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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