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어 줍기 087. 껑까다

뻥까다에 밀린 말

껑까다

(속) 거짓말을 하다.
네이버 사전 (비교차)

It Feels Like...


정감 있는, 투박한,

속여도 밉지 않은


톡 터지는 옛날식 말맛.

촌스럽지만 그래서 정드는.



껑까다.
입 모양이 먼저 재밌다.
껑— 하고 터지다가, 까— 하고 웃는다.
거짓말인데, 왠지 얄밉지 않다.

“껑깠지?”
이 한마디엔 미움보다 장난이 섞여 있다.
요즘 말로 하면 “너 뻥이지?”겠지만, 그 말엔 이만큼 특유의 찰기가 없다.
하긴 요즘은 뻥치다란 말도 거의 안 쓰는 것 같다.
요즘의 말들은 대체로 매끈하고, 말끔하다.
거짓말조차 부드럽고 스마트해졌다.

껑까다는 서투른 거짓말 같다.
들킬 줄 알면서도 말하고,
들키면 어깨를 으쓱하며 웃던 시절의 언어.
그 허술함이 좀 그립다.

요즘은 진심도 브랜드가 되고,
거짓도 세련된 기술이 됐다.
속이려는 의도보다, 보여주려는 완벽함이 더 많다.
껑까다 같은 말이 설 자리를 잃은 이유에 이런 트렌드를 갖다 붙여도 되는 걸까? 좀 억지스럽기도 하다.

언어는 시대따라 출렁, 입맛처럼 변한다지만, 가끔은 이런 거칠고 투박한 단어들이 그리워진다.
껑까다 같은 말 하나쯤 남아 있어야 세상도 조금은 사람 냄새 풀풀 나지 않을까. 별거에서 사람의 흔적을 그린다.

어느 시절엔 거짓말도 따뜻했고,
그 따뜻함 속에 진심이 숨어 있었을지 모른다.
지금도 그럴까?
이 시대고 저 시대고 진심은 어디에 숨어있을까?
지금 우연히 마주한 단어를 바라보는 이순간 있기를.

누군가에게 툭치며 장난스레 되치고 싶다.
“껑까시네”

뭔 말이야, 그게? 이 촌년아.
누군가 까르르 받아칠 말 같다.



Q for You


요 근래, 가볍게 ‘껑까’며 웃어본 적 있나요?

요즘의 말들 중엔, 허술할 만큼 솔직한 틈이 남아 있다고 느껴지는 단어는 무엇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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