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대의 "인테리어" 1편

빅데이터를 통해 들여다본 코로나 라이프

by Maven

앞서 다른 장에서 얘기한 '공간'의 변화는 사실 인테리어를 얘기함에 있어

빼 놓을 수 없는 가장 강력한 축이다.


그럼에도 두 내용을 분리한 이유는 공간을 역으로 인테리어와 엮어서만 설명하기가 너무 좁은 관점이라고 생각되었기 때문이다. 공간은 인테리어 시장을 촉진하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인테리어에만 국한된 개념이 아닌, 라이프스타일 전반을 흔드는 얘기라서 먼저 설명을 했고, 여기서는 그에 속하지 않은 다른 인테리어 요소를 짚어보려고 한다.


코로나 시대의 인테리어는 크게 두 가지 축으로 나뉘는 것 같다.

하나는, 재택환경/학습환경/육아환경 등 기존에 집 밖에서 주로 이뤄지던 삶의 큰 축이 집 안으로 들어옴으로 인해서 촉발된 인테리어다. 사무공간을 만들고 학습공간을 만들고 심지어 어린이집, 유치원에 못가는 아이를 위해 놀이방처럼 꾸며주는 인테리어를 '서둘러' 구성했다.

두 번째는 집에 있는 시간을 좀 더 아늑하게 보내기 위한 노력으로서의 인테리어다.

생업을 위해 집을 꾸미는 것 외에도 갇혀있는 답답함을 해소하기 위해 선택한 인테리어 요소인데 이 장에서는 이 부분에 대해 집중적으로 얘기해볼 예정이다.




앞서 공간을 얘기하면서 "~겸"이라는 의존명사가 눈에 띄었다는 얘기를 했는데,

인테리어에서는 "~처럼"이라는 조사가 있다.


카페처럼, Bar처럼, 포장마차처럼, 헬스장처럼, 사무실처럼, 놀이방처럼, 정원처럼,... 심지어 맛집처럼.



여기서 '카페처럼', '포장마차처럼', '맛집처럼' 등은 배달음식을 파는 상호명으로 써도 손색이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괜찮지 않나? 직관적이고 좋을 듯. ㅋ


어쨋든 홈카페, 홈바(Bar)라는 용어나 홈트레이닝이라는 용어들은 다른 장에서도 얘기했던 것처럼 기존에도 적지 않게 사용되던 말이었다. 비단 코로나로 인해 촉발되었다고는 볼 수 없다. 하지만 '본격적'이라는 수식어가 붙으며 많은 성장세를 이루었으니 코로나로 인해 한 층 더 Drive가 걸렸음은 부인 할 수 없을 것 같다.


작년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식당이나 카페에 가는 것이 제한됨에 따라 아예 집 안에 카페를 차리자는 인식이 널리 퍼진 것 같다. 이로 인해 커피머신은 물론 인테리어 자체를 카페처럼 꾸미는 경우도 많아졌으며, 이에 따라 조명에도 많은 공을 들이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좋은 원두를 사서 커피를 직접 내려 마시는 것도 있지만 심지어 즐겨 찾는 커피를 배달해 마시면서 집 안의 환경, 그러니까 커피를 마시는 환경만 카페처럼 구성하는 경우도 있으니 확산세나 방향이 놀랍기만 하다.



인테리어에서 또 한 가지 중요한 포인트는 "정리"다.


정리는 두 가지로 나뉘는데 하나는 '수납'과 관련된 것이고 다른 하나는 '나눔'과 관련된 것이다.

수납은 효율성과 효과성으로 나뉘는데 효율성은 공간, 틈새를 얼만큼 잘 활용하는가이며, 효과는 얼마나 많은 양을 골고루 담을 수 있는지에 대한 것이니 둘 다 가구가 중요해질 수 밖에 없다.


나눔은 앞서 '당근마켓'을 얘기하는 장에서도 설명했지만, 집에 있다보니 필요없는 물건들이 자꾸 눈에 띈다. 옷이며 아이 장난감, 책들 무엇하나 버리지 않을 게 없다. 가구 안에 담겨져 있던 것을 비우면 그 가구의 용도가 사라지게 되어 가구까지 팔게 되고 가구가 놓여져 있던 자리는 다른 역할을 부여받아 다른 가구로 채워진다. 비움이 있다면 채움도 있기 마련이다.



"인테리어 소품"에 대한 수요 변화도 빼놓을 수 없다.

러그나 이불 간접조명, 스탠드, 패브릭제품 등을 곳곳에 활용하며 집 안의 분위기를 조금이라도 바꿔보려는 시도이다. 그 중 한가지 눈에 띄었던 것이 (나는 정말 상상하지도 못할) '포토존'이라는 단어였는데, 포토존은 보통 여행을 갔을 때 사진찍기 좋은 곳을 표현하는 말로 쓰였으나 이제는 집 안에 포토존을 구축하는 경지에 이르렀다. 특히 아이가 있는 집에서는 그동안 외출이나 나들이를 통해 무한정 사진을 찍으며 인스타그램 등 SNS에 업로드했던 활동들을 집 안에서 하고자 하는 것이다. 예쁘고 아기자기하게 꾸며 놓은 포토존에서 순간 순간 아이의 사진을 담는 것. 이쯤되면 주객이 전도된 것 아닐까? 싶을 정도로 집 안에서의 포토존에 대한 수요는 나날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요.


포토존 뿐만 아니라 요새는 '유튜브존'을 꾸미려는 움직임도 속속 눈에 띈다. 코로나로 인해 생업이 위협받는 상황에서 유튜브는 취미 활동이 아닌 생산 활동이 되어버렸고, 사람들은 장비 뿐만 아니라 영상의 배경이 될 벽지나 책장, 소품 등에도 꽤 신경을 쓰고 있다. 아직 어떤 가구브랜드에서도 유튜브존을 꾸며주겠다는, 혹은 웹사이트에 유튜브존 코너를 만들어두지는 않았지만 나는 개인적으로 충분히 수요가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 유튜브 장비, 그러니까 마이크나 웹캠에 맞는, 콘덴서 마이크를 설치할 정도로 넓은 책상이라던가, 웹캠의 화각에 적합한 책장이라던가, 혹은 벽지? 등등을 홍보하면 대박일 듯. (물론 대부분은 당근에 또 매물로 나오겠지 ㅋㅋ)



1인용 가구에 대한 태도 변화도 있다.


1인용 가구를 누가살까? 2030? 그럴 수 있다. 혼자사는 사람? 그럴 수 있다. 좁은 집에 사는 사람? 그럴 수 있다. 그런데 최근의 동향을 미루어 짐작해보면 이제는 꼭 그런 것만은 아닌 것 같다. 여러 가족이 사는 집이라도 1인 가구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기존에 넓은 소파를 갖춘 집에서도 1인용 리클라이너를 별도로 구매한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가족과 함께 있더라도 독립된 나만의 공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라는 해석을 해본다. 가족 구성원들이 집에 다함께 모이는 시간이 적은 경우라면 이런 혼자만의 독립된 공간을 위한 가구는 필요없다. 하지만 24시간 붙어있는 경우라면 어떨까? 나만의 독립된 공간을 어른이든 아이든 원하게 되어 있다. 그나마 아이들은 자기 방에 들어가 문을 잠그면 그만이지만 어른들은 마땅히 혼자 있을 공간이 없다. 거실 한 켠, 베란다,.. 그럴 때 필요한 게 영역 구분을 해주는 1인 가구다. 그리고 그 중에서도 의자는 그러한 역할을 충분히 해주는 것 같다.

나는 최근 고가의 안마의자의 성장도 이와 딱히 무관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건강을 위해 구입하겠다는 초기의 의지도 물론 중요한 고려 요인이겠지만, 거실 한 켠에 자리를 차지한 이 거대한 물건의 실제 쓰임새는 어쩌면, 공간의 분리일지도 모른다. 그 안에 파뭍여 잠시나마 혼자만의 시간을 가진다는 느낌때문에 자주 착석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이와 정확히 반대되는 현상도 있다. 그동안 1인가구의 인테리어 포인트는 '효율성'이었다. 좁은 공간을 어떻게 하면 조금 더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이 녹아져있었다. 그런데 최근 동향을 보면 1인 가구도 점점 넓은 집을 원하고 확트인 전망을 원하며 그에 따라 더이상 1인용 가구나 가전에 머무르지 않고 크고 좋은 제품들로 집 안을 채우고 싶어한다. 1인 가구가 거주하는 집이 더 이상 2인 가구, 3인 가구가 되기 전의 잠시 머물다 가는 공간이 아니기 때문이다. 2019년 1인가구가 30%를 넘어서며 1인가구에 속한 이들의 연령대는 점점 올라가고 있는 추세요. 그만큼 그들은 이제 경제적인 여유도 있고 집의 크기도 커져가고 3~4인 가구 대비 집을 넓게 쓰기 때문에 충분히 크고 좋은 가구나 가전을 들일 수 있게 되었다.


이렇게 라이프스타일에 따라 수요가 달라지는 상황에서 더이상 가구를 1인, 2인, 3인 등으로 분류할 수 있을까? 과연 가족 구성원이 가구의 크기를 구분하는 잣대로 머물러 있는 게 적합한 기준일까? 예전에 자동차도 2인승, 4인승, 6인승 등으로 곧잘 분류되고는 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지 않은가. 용도에 따라 세분화되는 추세이다. 세단, SUV, 아웃도어SUV, CUV, 캠핑용 등등..

가구 역시 용도와 목적성, 라이프스타일 등의 새로운 기준으로 세분화될 시점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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