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핑, 트렌드가 되다

빅데이터를 통해 들여다본 코로나 라이프

by Maven

SNS 상에서 '캠핑'이라는 말이 확산된 건 2020년 3월을 넘어서면서 부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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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은 전 세계적으로 팬데믹을 선언한 시점이기도 했지만, 국내에서는 국내여행에 대한 언급이 해외여행 관련 언급을 처음으로 넘어선 시점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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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국내여행이 증가한 것은 알겠는데, 왜 하필 '캠핑'이 주목을 받았을까.

'캠핑'이야말로 고난이도 여행 중 하나가 아니었던가? 각종 장비로 인한 번잡스러움이 그렇지만 특히 여성분들 중에는 산 속에서의 활동이 꽤 불편하다는 평들도 많다. 칠흙같은 밤이나 그로인한 안전성, 차가운 공기흐름, 먼 거리에 있는 화장실 등 거부감이 들 요소가 한 두가지가 아니다.


가장 큰 이유는 아무래도 '사회적 거리두기'가 아닐까 싶다. 사회적 거리를 반영한 장소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뉘는 것 같은데 우선은 '물리적 거리'가 반영된 장소이다. 일단 물리적으로 타인과 떨어져 있어야 안심이 된다. 타인과의 접촉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게스트하우스나 축제, 다양한 Activity는 지양하고 드라이브나 캠핑, 단독펜션에 대한 수요가 높아졌다. 그 중 캠핑은 가장 자연과 맞닿아 있으며 단순히 쉬고 즐기는 것보다 무언가 할거리를 만들어준다. 내가 생산적인 활동을 하고 있다는 인식을 갖게 해주는 것이 중요한 요즘 캠핑은 그야말로 딱인 셈이다.

가족과 함께할 수 있는 활동으로도 제격이다. 자녀가 있는 집에서는 경험 못지 않게 중요한 게 '체험'이라고들 하는데 캠핑은 가족간의 단합으로 이루어지는 활동이다. 그리고 원시적이며 야생적이다. 무엇하나 체험하지 않을게 없는 활동이다. 그러니까 자녀의 안전을 보장하면서 자유롭게 뛰어놀 수 있고 자연을 느끼게 해주는 체험과도 맞닿아 있는 것이다.


이와 반대로 '심리적 거리'가 반영된 장소도 있다. 대표적으로는 호텔이 그렇다. 타인과의 물리적 거리가 가깝고 심지어 비용도 좀 들지만 왠지 안전할 것이라는 기대가 있다. 고급호텔일수록 철저한 방역이 이뤄지고 있을 것이라는 믿음이다. 물론 실제로 그런 것 같기도 하다. 이제까지 코로나 확진자가 대거 나왔던 장소를 보면 교회나 목욕탕, 유흥시설 등이었지 호텔이 거론된 것은 거의 들어본 적이 없다. 그런탓인지 최근에도 호캉스를 즐기려는 사람들이 넘쳐나며 풀빌라가 단독으로 갖춰진 단독 객실도 예약을 잡기가 힘들 정도란다.



그러니까 캠핑은 물리적 거리 두기의 일환으로 각광을 받은 게 아닐까 싶다. 여기에 '차박'의 유행도 있었는데 왜 갑자기 차를 개조해 여행을 떠나는 게 유행이 되었나 싶었더니 관련 법령이 2020년 초에 개정이 되었단다. 그래서인지 '캠핑카'와 관련된 예능 프로그램도 등장했으며 자동차 회사의 영업사원 분들도 이 포인트를 꽤 어필하고 계시는 것 같다.


또 한가지는 유튜브의 역할도 한 몫했을 것 같다. 유튜브를 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캠핑 욕구가 불타올랐던 것도 있고, 또 유튜브를 재테크의 수단으로 바라보면서 캠핑 컨텐츠로 도전하는 분들도 많아진 것 같다. 실제로 내 주변에는 캠핑 관련 컨텐츠를 유튜브에 업로드하시는 분이 계신데 늘 주말이면 캠핑장을 찾아 다니시는 것 같다. 유튜브에 올려진 영상도 몇 번 본적이 있는데 역시 캠핑은 장비빨이라고 했던가,.. 그냥 아무 얘기 안하고 설치하는 것 찍고 먹는 것 찍고 불멍하는 것 찍어도 그림이 나온다. 매주 무언가 컨텐츠를 생각하며 자료 찾고 만들고 말하며 겨우 겨우 영상 한 편씩을 올리고 있는 나와는 전혀 다른 차원이다. 캠핑 컨텐츠는 편집하면서도 왠지 힐링하고 있을 것만 같은..




어쨋든 이런 캠핑을 분석하면서 가장 궁금했던 건, 코로나로 인해 여행이 다시 재개되어도 여전히 인기가 있을까? 하나의 문화가 될 수 있을까? 였다. 물론 데이터로 무언가 관련 수요가 표면화된 것은 아니지만 내 생각에는 반은 맞고 반은 틀릴 수 있을 것 같다. 하늘길이 당장 열린다고 해도 모두 다 바로 해외여행을 가기보다 어느 정도의 관망 기간이 있을 것이기 때문에 그때까지는 캠핑에 대한 수요가 유지되겠지만, 정말 안심하고 여행할 수 있는 시기가 온다면 국내 캠핑 문화는 당연히 타격을 받을 것이다. (아마 캠핑 장비를 팔아서 해외여행 비용을 마련할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런데 캠핑에서 느꼈던 그 '갬성'이 잊혀지지는 않을 것 같다. 무려 1년 가까이, 혹은 그보다 길게 캠핑에 빠져 있던 분들이라면 해외여행을 가더라도 그와 유사한 형태의 여행을 꿈꿀수도 있을 것이다. 물론 캠핑장비를 짋어지고 가지야 않겠지만, 유적 대신 푸른 초원을 찾을수도 있고, 해외의 설산에서 캠핑을 즐기는 꿈을 꿀수도 있다. 아니면 여행 지역의 변화가 생길수도 있다. 우리나라의 해외여행 출국 분포를 보면 30% 정도가 일본이다. 그리고 중국이나 베트남, 태국, 필리핀 등 동남아권이 형성되어 있고 그 외 미국이나 유럽을 가장 많이 찾았던 것으로 조사된다. 일본이 1위를 놓친 적은 단 한 번, 2019년 말 일본불매운동 시기였다.


해외여행이 가속화되면 이러한 경향은 다시 시작될 것이라고 전망하는 시각이 꽤 있다. 물론 일본은 여전히 심리적으로 불매 대상이고 코로나 대응에 미숙한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에 불안감이 있기는 하겠지만 어쨋든 회복될 가능성은 높다. 동일본 지진때나 방사능 노출이 있은 후로도 일본은 여전히 우리에게 가장 가까운 해외여행 국가니까.


이는 베트남도 태국도, 필리핀과 미국, 유럽권도 마찬가지다. 지금이야 여행이 재개되어도 고려해보겠다는 응답이 많을테지만 사람은 역시 적응의 동물이라고 하지 않던가. 하지만 이런 회복세에도 심리적으로 깊이 자리잡은 "사회적 거리두기"가 여전히 여행에 작용할 수 있다. 남들이 아직 많이 안가본 한적한 지역을 스스로 찾는다던가, 혹은 여행사에서 이런 상품을 제공해준다면 혹할수도 있다.



그래서 우리에게 지금 트렌드가 되어버린 '캠핑'문화를 더 이상 '거리두기'의 방편으로만 바라보아서는 안 될 것이며 캠핑이라는 활동에 감춰진 다양한 모습들을 들여다보고 준비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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