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의 언어와 인정의 언어 사이에서 배운 것들②

진짜 공감’과 ‘진짜 인정’은 결코 쉽지 않아_마음을 정리하는 인정

by max

반면 공감 강자가 나라면, ‘인정’ 영역에서는 남편이 놀라울 만큼 강하다. 인정이라는 것이 언뜻 쉬워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진짜 인정을 한다는 것은 흉내만 내는 인정과는 전혀 다르다고 생각한다.


며칠 전, 마음이 어지러워 남편에게 조언을 구했다.

“자꾸만 남을 시샘하는 마음이 들고, 예전에 나보다 부족했던 사람이 훨씬 성장하는 게 눈에 들어오고... 그게 너무 괴로워”


그 순간 남편은 1초의 고민도 없이 단호하게 말했다.

“인정을 해버려”


나는 그 말을 듣고도 쉽게 수긍이 되지 않았다. 나는 인정할 줄 안다고 생각해 왔다. “그렇구나”, “맞아”, “인정하는 부분이지” 같은 말이 잘도 나오니까 그런 줄 알았다. 하지만 그건 ‘크게 신경 쓰이지 않는 사람들’에게만 적용되는 인정이었다. 내 마음속에서 은근히 비교하고 있는 상대에게는 전혀 해당되지 않았다. 의식하고 있는 상대에겐 전혀 그렇지 못했던 것이다.


인정을 해버리라는 이야기를 듣고도 좀처럼 마음이 맑아지지 않았다. ‘나는 혹시 인정 자체를 잘 못하는 사람인가?’ 이런 생각까지 들었다.


더 솔직하게 말하자면, 이런 생각도 스쳤다.

‘인정을 하고 나면 뭐가 달라지지? 괜히 나만 더 초라해지는 거 아닌가?’


이런 내게 그는 조용히 한마디 해주었다. “아니지. 인정하고 나면 모든 상황이 깨끗해지는데 왜 스스로 다시 더럽혀? 인정은 나를 낮추는 게 아니라 상황을 정리하는 거야. 그 뒤에는 좋은 방향으로 나아갈 일만 남았는데 왜 다시 비관으로 돌아가?”


조금은 알 것 같은 순간이었다. 인정이 되면 어떤 흐름으로 나아가는지, 그 방향이 잠시 보였다. 아직 나는 ‘진짜 인정’을 연습 중이다. 하지만 하나는 확실히 알게 되었다.


인정은 나를 깎아내리는 행위가 아니라, 내 마음의 흐름을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가장 단순하고도 확실한 통로라는 것.


그러니 나는 오늘도 또 한 번 연습한다.

비관적인 생각보다는, 나를 옭아매기보다, 그냥 ‘인정해 버리는’ 쪽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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