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이어지는 마음들

친구라는 이름의 온기

by max

최근 소식이 끊겼던 친구들과 하나둘 다시 연결되기 시작하면서, 삶에 조용한 활력이 돌기 시작했다. 예전 같으면 아무렇지 않게 지나쳤을 일상 속 순간들이 새삼 따뜻하게 느껴진다. 관계라는 것이 이렇게 마음을 포근하게 바꾸어놓을 수 있는지 새삼스레 깨닫게 된다.


생각해 보면, 어릴 적 나는 친구가 참 많았다. 정-말 많았다. 친구 중독이라고 할 만큼, 누군가 곁에 없으면 불안했고, 친구가 마치 공기처럼 늘 옆에 있어야 마음이 편했다.


하지만 언제부터였을까. 친구들과 조금씩 멀어지기 시작했다. 멀어지기를 의도한 적은 없는데, 지금 돌이켜보면 결국 내가 자초한 일인 것 같다. 너무 가까이 있었기에 그 소중함을 몰랐고, 그 관계들이 영원할 줄 알았다. 한참 어리석었다.


20대 후반이 지나면서부터 점점 친구가 없는 게 당연했고, 심지어 친구가 없어도 괜찮다고 생각할 때도 많았다. 관계가 멀어질수록 오히려 익숙해졌고, 그 공백에 무감각해졌다. 마침 곁에 있는 남자친구가 그 공백을 채워주었기에 허전하지 않았다.


그러나 30대 중반이 지나면서, ‘친구’라는 존재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됐다. 친구란, ‘친구’라는 두 글자가 주는 느낌 그 이상의 것이 있다. 그 안에는 시간이 켜켜이 쌓아놓은 온기와 기억의 무게, 오래된 이해가 담겨 있다. 내 삶에서 어느샌가 희미해진 친구의 흔적을 다시 진하게 칠하려고 하다 보니 더 묵직한 따뜻함이 있다.

예전에는 혼자가 더 편하고, 관계를 이어가는 것이 소모적이란 생각을 했다. 하지만 지금은 정반대결로 생각이 바뀌었다.


나를 오래 본 사람, 설명하지 않아도 통하는 대화, 아무 이유 없이 웃던 시간들. 그 모든 것이 내 삶에서 꽤 오래 사라져 있었다는 걸 뒤늦게 깨달았다. 다시 연락을 주고받으며 느낀 건, 관계는 생각보다 단순하다는 것이다. 한마디의 안부로도 다시 이어질 수 있고, 그 안부 하나가 마음의 균형을 바꿔놓기도 한다.


요즘은 이런 생각을 한다. 혼자가 편하다는 말과 함께, 누군가와 함께 있는 시간도 나쁘지 않다는 말이 동시에 진실일 수 있다고.


사람이 꼭 혼자서는 살 수 없는 사회적 동물이라서라기보다는 친구와의 대화 속에서 내가 배우는 것이 있고, 그 과정 속에서 ‘나’라는 사람을 다시 들여다보게 되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내 마음에 따뜻함이 다시 찾아온 것 같아서 행복감이 든다.


오랜만에 따뜻한 기운이 머물러 좋고, 그 온기가 참 반갑고, 참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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