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진짜 가족이 되었음을
결혼을 하고 나서 가족이 새로이 생겼다. 바로 시댁 식구들. 처음에는 어색했던 그 관계가 이제는 한동안 보지 못하면 문득 보고 싶어지고, 건강은 괜찮으신지 자연스레 걱정하게 되는 사이가 됐다. 또한 누구보다도 함께 생일을 축하해 주는 가까운 사이다.
처음에는 ‘시댁’이라는 말이 조금 어색했다. 가까워져야 하는 사람들인데 어떻게 다가가야 할지 몰라 고민하던 시간도 있었다.
그런데 어느새 시아버지의 생신을 세 번째 함께하고 있다. 시간이 흐른다는 건 참 신기하다. 특별한 계기가 있었던 것도 아닌데, 반복되는 만남과 식사, 안부 인사들이 쌓이면서 자연스럽게 한 가족이 되어가고 있다.
시아버지는 다소 무뚝뚝한 분이다. 말수가 많지 않고, 표현도 크지 않다. 그래서 처음에는 마음을 읽기가 쉽지 않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며 알게 됐다. 낯을 가리셨을 뿐, 누구보다 따뜻한 분이라는 것을. 조용한 분들의 애정은 대개 말보다 행동에 먼저 담긴다.
우리가 시댁에 갈 때면 푸짐하게 식사를 챙겨 주시고, 집에 가서 먹으라며 농작물도 한가득 챙겨 주신다. 도움이 필요할 때에는 얼마든지 시간을 내주시며, 티 내지 않으면서도 늘 한 발 앞서 생각해 주고 계셨다는 걸 알게 되는 순간도 있다. 그게 내가 느끼는 시아버지의 모습이다.
생일날 만남을 앞두고 편지를 쓰고 있으니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 시간을 앞으로도 오래도록 함께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여전히 현역처럼 일하시며 하루하루를 단단하게 살아가고 계신 모습이 존경스럽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예전보단 조금씩 약해져 가시는 모습에 더 건강을 챙기셨으면 하는 바람도 커진다. 오래 일하시는 것도 좋지만, 그보다 더 오래 우리 곁에 머물러 주셨으면 좋겠다.
가족이 된다는 건 거창한 사건으로 완성되는 게 아니라는 걸 요즘 들어 자주 느낀다. 함께 생일을 보내고, 같은 식탁에 앉아 밥을 먹고, 서로의 안부를 묻는 평범한 시간들이 쌓이며 가족이 되어간다.
세 번째 생신을 축하드리며 다시 한번 진심으로 인사를 건넨다. 오래오래 건강하세요. 그리고 지금처럼 우리 곁에 있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