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평생 함께할 사람은 나 자신이다
20대 초반에는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 신경을 많이 썼다. 나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인스타 스토리에 좋아요를 눌러주고, 자주 연락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생일 때 친하다고 생각했던 친구에게서 연락이 오지 않으면 기분이 언짢기도 했다. 그런데 정작 나는 사람들을 잘 챙겼을까? 돌이켜보면 그렇지 않았던 것 같다. 결국 당시의 나는 적게 베풀면서 많이 받고 싶어하는, 소위 말해 '놀부 심보'를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주변 사람들에게 거는 기대가 점차 낮아지고 있다. 누군가에게 크게 상처받았다거나 하는 대단한 계기가 있었던 건 아니다. 그런데도 어쩌다 이렇게 바뀌었을까? 그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먼저, 사람들의 평판에 크게 개의치 않게 되었다. 어차피 모두가 나를 좋아할 순 없고(나 또한 모두를 좋아하지 않으므로), 나와 맞지 않는 사람이 분명 존재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 사실을 인정하고 나니, 이제는 다른 사람의 평가에 흔들리지 않게 되었다. 더불어, 누군가 나를 싫어하거나 멀리하기 때문이 아닌, 단지 자신의 일이 바빠서 나를 챙기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또한, 인간관계가 어느 정도 정리된 것도 주된 원인이라 생각한다. 20대 초반에는 술자리에서 몇 번 본 사람이나 친구의 친구 같은 애매한 관계들이 많았기에, 이들이 날 어떻게 생각하는지 잘 알지 못했다. 반면 현재는 시간이 흐르면서 자연스럽게 나와 결이 맞고 진정으로 가까운 사람들과만 인연을 이어가게 되었다. 이런 친구들은 굳이 표현하지 않아도 나를 아껴주고 있다는 것을 알기에, 더 이상 불안해하거나 확인하려 하지 않게 되었다.
이처럼 사람을 대하는 태도가 변하니, 친구의 사소한 행동에 의미를 부여하지 않게 되었고, 반대로 작은 호의에도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게 되었다. 예를 들어, 친구가 연락을 보지 않아도 "바쁜 일이 있나 보다" 하고 넘기고, 생일 때 안부 인사 한 통만 받아도 충분히 고마움을 느꼈고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결론적으로, 기대가 낮아졌다는 것은 단순히 사람과의 관계에 무관심해진 것이 아니라, 사람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관계를 더 건강하게 바라보는 데 도움을 주었다. 또한 타인에 의해 감정이 좌지우지되는 대신 오로지 나에게 집중할 수 있게 되어, 개인적으로는 긍정적인 변화라고 생각한다. 결국 나와 평생 함께할 사람은 나 자신뿐임을, 항상 생각하며 살아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