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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히천 Aug 03. 2022

'꾸준함'이 재능을 이긴다.

낙수가 바위를 뚫는다

사람들은 재능(타고난 선천적 능력)에 열광한다. 성공한 사람들을 보면 으레, '역시 천재야.', '신이 내린 목소리' 같은 표현을 별 생각 없이 쓰곤 한다. 하지만 그들의 성공 비결이 오로지 재능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아쉽다. 그렇다면 특출난 재능 없이 태어난 사람에게 세상은 너무 불공평하지 않은가. 그래서 이번 글에서는 재능의 그림자에 가려진, 성공의 중요한 요소인 '꾸준함'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1) 성공의 비결 : 꾸준함

나카무라 슈지라는 사람이 있다. 2014년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한 그의 경력은 독특하다. 연구실이 아닌 중소기업에서 일했으며, 박사 학위도 일반적인 방법이 아닌 '논문 다작'을 통해(당시 일본에는 논문 5개를 쓰면 박사 학위를 주는 제도가 존재했다.) 39세라는 다소 늦은 나이에 따는 등 일반적인 노벨상 수상자들과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그럼에도 꾸준히 연구에 매진한 결과 그는 청색 LED 발명이라는 엄청난 업적을 이뤄냈으며, 노벨 물리학상을 따냈다. 우리는 피카소라면 모든 작품이 걸작일 것이라 생각하지만, 사실 그는 일생 동안 무려 3만여 점의 작품을 만든 다작가였고, 그중 대단하다고 인정받는 작품은 소수이다. 다윈도 비글 호를 타기 전에는 학업 적응에 어려움을 겪고 방황했지만, 열정을 가지고 한 분야에 평생 집중한 결과 진화론이라는 인류 역사에서 절대 빼놓을 수 없는 큰 업적을 남겼다. 또 유튜브나 블로그, 책 등으로 성공한 사람들을 봐도, 처음부터 잘 됐다기보다는 꾸준히 업로드하던 콘텐츠들 중에 어느 한 개가 갑자기 뜨면서 같이 확 떠버린 경우가 더 많다. 필자가 소개한 사례 외에도, 성공한 사람들의 뒤에는 대개 '꾸준함' 그리고 '지속성'이라는 공통적인 요소들이 있다. 




2) 축적 후 발산

'공부해서 남 주냐'라는 말이 있다. 나는 이 말만큼 '축적 후 발산'을 잘 설명하는 말은 없다고 생각한다. 어떤 목표를 위해 꾸준히 노력한다고 치자. 비록 좋은 결과로 이어지지 않더라도 이때 쌓아놓은 내공은 결코 없어지지 않는다. 그리고 이 내공은 살아가면서 어떻게든 빛을 발할 일이 있다. 이때 노력으로 내공을 쌓는 것을 '축적', 그리고 이 내공이 때를 만나 빛을 발하는 것이 바로 '발산'이다.

꾸준한 축적으로 내공을 쌓지 않는다면, 운이 아무리 좋더라도 그 운과 기회를 살리지 못한다. 반면 운이 없는 사람이더라도 때를 기다리며 꾸준히 내공을 쌓아왔다면 단 한 번의 기회라도 이를 놓치지 않고 발산을 이뤄낸다. 배우 조정석의 경우 생활고로 군대 면제를 받았고, 오랜 시간 무명 생활을 했지만 뮤지컬과 연극배우로 계속 '축적'을 했고, 그 결과 영화 건축학개론에서 '발산'을 이뤄내 지금의 위치까지 올라왔다. 연극과 뮤지컬에서 다져왔던 내공이 없었다면 쉽지 않은 일이었을 것이다.




최근 종영한 인기 드라마 '스물다섯 스물하나' 7화에서 나희도는 실력이 늘지 않아 발레를 그만두겠다는 딸 민채에게 이런 말을 한다. 


"넌 실력이 이렇게 비탈처럼 늘 거 같지?

실력은 비탈이 아니라 계단처럼 늘어, 이렇게(계단 그림)

그리고 사람들은 보통 여기, 여기, 여기(계단 그림의 평평한 부분을 하나씩 가리키며)에서 포기하고 싶어 지지. 이 모퉁이만 돌아나가면 엄청난 성장이 기다리고 있을 텐데

그걸 몰라, 왜? 여기가(계단 그림의 평평한 부분을 길게 늘이며) 영원할 것 같아서"


드라마에 실제 나왔던 계단 그림

  

  처음 새로운 것을 시작한다는 건 백지에 그림을 그리는 것과 비슷하다. 아무것도 몰랐던 상태이기에 조금만 노력해도 변화가 눈에 띄게 나타나고, 이에 재미가 붙어 더 열심히 하게 된다. 하지만 일정 수준 이상이 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평소 하던 대로 했는데도 더 이상 직관적인 변화가 보이지 않고, 정체되어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필자 역시 지금 운동에서 약간의 정체기를 겪고 있다.) 이런 정체기가 길어질수록 의욕은 떨어지고 좌절감이 든다. '역시 재능이 없는 건가.', '다른 길을 찾아야 하나.' 같은 생각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고, 결국 이를 극복하지 못하고 포기하기도 한다.  어쩌면 정말 조금만 더 하면 한 계단 더 오를 수 있었을지 모르는데도 말이다. 내가 현재 몸담은 분야가 정말 잘 안 맞거나 그보다 더 잘할 수 있는 분야를 찾았다면 포기하는 것도 일종의 용기겠지만, 그런 게 아니라면 다시 한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지금 그만두려는 이유가 단순히 정체기가 와서인지, 아니면 내 안의 새로운 가능성을 봐서인지 말이다.


  성공한 사람들의 뒤에는 재능으로는 결코 설명할 수 없는 '꾸준함'이라는 공통적인 요인이 있었다. 그러니 지금 당장 안 되는 일이 있더라도 너무 조급해하지 말자. 꾸준함으로 무장한 사람에게는 축적이 따라올 것이고, 이 축적이 훗날 발산을 통해서 실력의 층계를 한 칸, 또 한 칸 올라갈 수 있게 할 것이다. 내 안에는 무한한 가능성이 존재함을 잊지 말자. 가랑비에 옷이 젖고, 낙수에도 바위가 뚫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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