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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히천 Oct 06. 2022

나는 부럽지가 않어

쟤는 쟤고, 나는 나야

  어렸을 때는 비교를 많이 당했다. 주변 친구들, 부모님 친구의 자녀들 등과 나는 여러 부분에서 비교 대상이 되었다. 어린 나이에 그런 비교들은 너무나 스트레스였고, '쟤는 쟤고 나는 난데'라는 반항심이 고개를 들기 일쑤였다. 다행히 성인이 되고, 대학에 진학하고부터는 그런 종류의 비교는 더 이상 들어오지 않았다. 아니, 내가 신경을 쓰지 않았다는 게 맞는 표현이겠다. 대신 이제는 스스로 비교를 했다. 왜 나는 저들보다 공부를 못하고, 친구가 적은 편이고, 못생겼는지 따위의 이유로 말이다. 비교당하는 걸 그렇게 싫어했으면서, 이제는 자의적으로 비교를 하다니 참으로 이상한 일이다.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눠 보니, 이같은 비교는 나만 하고 있는 것이 아니었다. 자신의 삶이 너무 초라하다 느껴 SNS를 삭제한 친구도 있었고, 충분히 괜찮은 곳에서 일을 하고 있음에도 다른 분야에서 성공한 지인을 부러워하는 친구도 있었다. 그래서 오늘은 비교를 하게 되는 이유, 그리고 비교의 문제점에 대해서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비교를 많이 당했고, 또 하는 입장(물론 나 자신에 대해서만)에서 말하자면 비교는 결핍이라는 느낌에서 시작된다. 자신의 특정 부분이 부족하다고 생각될 때, 그것이 상대적으로 괜찮아 보이는 사람과 비교하기 시작하는 것이다. 세상에 모든 것을 다 잘하는 완벽한 사람은 없기에, 저마다의 결핍이 있어 비교로부터 자유로운 사람은 없다고 생각한다.


  물론 다른 사람들과의 비교는 나의 위치를 어느 정도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게 하고, 그 자체로 하나의 동기부여가 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단순히 비교하면서 부러워하는 데 지나지 않고 그 결핍을 메우기 위해 새로운 것을 시작한다면 자기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다. 나만 하더라도 군대에 있을 때 사회에 있는 사람들과 나를 비교했고, 그 사람들과의 간극을 메우기 위해 책을 읽고, 글을 쓰기 시작해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었다.



  

  하지만 인간의 욕심에는 끝이 없기에, 비교를 한 번 시작하게 되면 끝없는 심연에 빠질 확률이 높다. 돈을 예시로 들어보자면, 10억을 가진 사람은 50억 가진 사람을, 50억 가진 사람은 100억 가진 사람을, 100억 가진 사람은 재벌을, 재벌들은 일론 머스크나 빌 게이츠 같은 사람을 부러워할지도 모른다. 돈같이 어느 정도 객관적인 비교가 가능한 것이라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사람마다 기준이 다른 외모, 성격 등에 대한 비교는 정말 끝도 없을 것이다. 실제로 남부러울 것 없던 억대의 자산가들이 재산을 무리해서 모으다가 모든 것을 잃거나,과도한 성형 수술로 인해 자신의 본래 매력조차 잃어버리는 사건들은 흔히 일어난다. 자신이 가진 것에 만족하지 못하고 더 많은 것을 원하다 결국 자신이 가진 것, 필요한 것까지 잃어버리는 것이다.   




  생각을 바꿔보자. 열등감에 눈이 멀었을 때는 보이지 않지만, 많이 가진 사람들은 그만큼의 대가 역시 치른다. '큰 힘엔 큰 책임이 따른다'는 스파이더맨의 대사처럼, 그들은 그들이 가지고 있는 것을 이루고, 또 유지하기 위해 상상조차 하기 어려운 대가를 치렀고, 치르고 있을 것이다. 한 기업의 CEO가 된다고 생각해보라. 당신의 결정 하나하나가 회사의 명운을 좌우할 것이다. 아니면 전세계가 나의 일거수일투족을 주시하는 유명 연예인이 된다면? 100만 유튜버가 되어 조그만 말실수 하나도 구설수에 오른다면? 적어도 나는 그 중압감을 감당할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것 같다.


  또 평소엔 당연하게만 느끼던,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에 감사함을 느껴 보자. 예를 들어 입대하는 날 나는 세상을 다 잃은 기분이었지만 누군가는 신체가 건강해 군대에 갈 수 있는 나의 상황을 부러워할지도 모른다. '내가 허투루 보낸 어제는 누군가 간절히 바라던 내일이다.'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이렇게 생각하면 나에게 주어진 것을 달리 볼 수 있다.




  예전과 달리 성공한 타인의 삶을 여러 매체를 통해 볼 수 있게 되면서, 그들과 비교하고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는 경우가 많아진 것 같다. 하지만 사람마다 가지고 있는 역량과 잠재력은 모두 다르고, 많이 가진 사람은 그만큼의 책임과 부담을 떠안고 살아가는 게 현실이다. 내가 많은 것을 누릴 수 있는 역량이 되기 전까진 가지고 있는 것에 만족하며 살아가는 게 좋지 않을까? 내 삶의 주체는 남이 아닌 나임을 항상 기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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