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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히천 Feb 12. 2023

나만의 '다움'은 무엇일까?

배민다움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 1인 미디어와 SNS 서비스의 발달로 '퍼스널 브랜딩'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블로그, 브런치 등을 하는 나지만 나 자신을 매력적으로 보이게 하는 데 익숙하지 않았기 때문에, 자연스레 브랜딩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내 책 선택에서 이런 마음이 느껴졌는지, 독서 모임에서 '이 달의 독서왕'으로 선정되었던 나는 책을 한 권 선물 받았다. 바로 <배민다움>. 책 설명을 읽어보니 배달의 민족의 창업자이자 전 대표인 김봉진 님, 그리고 브랜딩 분야의 권위자인 홍성태 교수님이 함께한 책이었다. 배민은 어떻게 성공을 거뒀는지도 궁금했고, 그리고 여기에 어떤 양질의 설명이 더해질지도 궁금했기에 정말 읽기 전부터 기대가 많이 되는 책이었다.




지금까지 많은 창업가를 만나봤지만 주식을 공개해서 큰돈을 쥐고 손을 떼려고 하거나 상장까지만 하고 그만두려는 사람 중에 끝까지 잘된 사람은 거의 못 봤다. 사람을 끌어모으고 사업을 키워나가는 엄청난 에너지의 근원은 재미와 즐거움이었다.


-> '노력하는 자는 즐기는 자를 이길 수 없다.'라는 말이 사실인 걸까? 하긴 뭐든 재미를 붙여야 꾸준히, 열심히 할 수 있긴 하다. 그리고 꾸준함은 보통 보답하기 마련이다. 좀 더 많은 일에 재미를 붙여봐야겠다.



남들이 생각한 대로 하는 것도 좋겠지만, 결국 우리만의 시각으로 정의하고 실행해보는 것, 스타트업이라면 더욱더 그런 시각을 갖춰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모르면 일단 외워."라는 말을 들어보셨는가. 주입식 교육의 폐해는 내가 스스로 생각을 해볼 틈을 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런 교육에 오래 노출되면 정보를 그대로 받아들이기만 할 뿐, 나만의 의견이나 관점을 가지지 못하게 된다. 그야말로 무색무취인 사람이 되는 것이다. 이걸 깨달은지 3년째인데 아직도 나는 나만의 관점을 가지는 게 어렵다. 의도적으로라도 몇 가지 질문을 항상 던져봐야겠다.



이런 일들을 겪으면서 저희가 내린 결론은 '모든 사람을 만족시키려면 아무도 만족할 수 없고, 단 한 사람을 제대로 만족시키면 모두가 만족한다.'입니다.


-> 모든 사람을 만족시킬 수 있다는 생각은 오만하지만, 한 명을 만족시키는 건 어렵지 않다. 실제로 한 이자카야는 '27세 오피스레이디'를 타깃으로 한다고 한다. 그들은 까다롭지만 일단 만족시키면 재방문율이 높고. SNS 공유도 활발한 편이다. 그래서 그들을 위한 안주나 메뉴 등을 준비했고, 그 결과 그들만의 독창적인 분위기를 구축할 수 있었다. 이는 사람도 마찬가지다. 모두를 만족시키려고 눈치를 보는 사람보다는 소신 있게 자기 의견을 말하는 사람이 더 매력적이지 않은가. 이렇게 보면 브랜딩은 우리 삶과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인 것 같다.



지속적 성장의 핵심은 사람들의 충성심을 유지하는 것이다. 그러려면 중심 컨셉은 변하지 않되, 컨셉의 표현은 디자인을 통해서든 커뮤니케이션을 통해서든 계속 진화해가면서 '자기다움'을 만들어내야 한다. 이때 '중심 컨셉에 대한 흔들리지 않는 믿음'과 '진화의 창의성'이 지속성의 핵심이다.


->  무색무취인 기업들을 보면 대부분 줏대 없이 그저 유행을 좇아 마케팅을 한다. 반응이 없으니 조급해서 컨셉을 계속 바꾸는 것이다. 이는 일시적인 관심은 받을 수 있지만, 그것이 고객의 충성심으로는 연결되지 않는다. 말을 계속 바꾸는 사람을 좋아하는 사람은 없듯이, 브랜드도 마찬가지기 때문이다. 내 브런치의 컨셉은 무엇일까? 좀 더 고민해 봐야겠다.



경쟁할 때는 경쟁자가 아니라 나만 의식하는 게 가장 맞지 않나 싶어요. 경쟁자를 의식하면 경쟁자랑 비슷해지잖아요. 그런데 별로 의식하지 않고 내 길을 그냥 뚜벅뚜벅 가면, 오히려 경쟁자가 나를 의식해서 따라하겠죠. 내가 무언가에 대해 스스로 고민하여 만든 것과 저 사람이 저렇게 하고 있으니 나도 해야지 하면서 만든 것과는 본질적으로나 결과적으로 완전하 다르다고 생각해요.


-> 경쟁은 부수적인 것이므로, 경쟁 그 자체에 몰두해서 원래의 목적을 잊으면 안 될 것이다. 경쟁을 피할 수 없는 요즘이기에 더욱더 와닿았던 말인 것 같다.



이제 마케팅은, 업의 본질에 맞는 타깃 고객을 설정하고 그들이 라이프스타일을 계속 업그레이드할 수 있도록 맞춤화된 상품을 제시하는 형태로 바뀌고 있다. 그들의 욕구와 생활패턴에 걸맞은 제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이야말로 지속가능한 비즈니스가 될 것이다.


-> 과거와 달리 니즈(needs)보다 원츠(wants)가 중요해졌다. 원츠의 힘은 막강하다. 생필품은 몇 천 원 차이에도 고민하던 사람이 카메라, 자전거 같은 취미 생활엔 몇 백만 원을 쓴다. 명확한 타깃, 그리고 이들의 취향을 확실히 저격하는 게 비즈니스에 필요해 보인다.


진정한 발견의 여정은 새로운 경치를 찾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시각으로 보는 것에 있다.


-> 같은 것도 관점만 바꾸면 전혀 다르게 보인다. 너무 창의성에 집착하지 않고, 비틀어서 보려는 시도를 해야겠다.



저희가 창의성에 대해 이야기할 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있어요. '제약이 창의성을 일깨운다.'예요. 제약은 창의성을 가두는 게 아니라, 제약을 극복하기 위해 창의성이 발휘된다고 봐요.


-> 시간이나 자원이 무한하다 해서 좋은 결과물이 나오진 않는다. 오히려 마감일이 코앞일 때나, 자원이 한정되어 있을 때 더 머리가 잘 돌아갔던 것 같다. 앞으로 할 일이 생기면 나만의 제약을 활용해 효율적으로 일을 처리해야겠다.



브랜드 개념이 구성원들 간에 공유되고 정신과 행동으로 체화되면, 기업의 역량을 집결하는 구심점이 되고 나침반이 되어 시너지를 창출하게 된다. 이러한 내재화 과정을 일컬어 '내부 브랜딩'이라 부른다.


-> 말만 앞서는 사람이 별로이듯이, 브랜드의 대외 이미지와 전혀 다른 행동을 보이는 구성원이 있다면 좋게 보이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브랜딩을 할 때 대외적으로 어떻게 보일지에도 물론 신경을 써야겠지만, 일단 내부적으로 추구하고자 하는 바를 확실히 하고 이를 구성원들에게 제대로 교육하는 것이 더 중요해 보인다.



하라 켄야는 공이라는 개념을 중심으로 잡고 최소한의 디자인을 하되 '비움'은 소비자가 채워나가게 한다는 철학을 내세웠다. 비어 있다는 것은 그 어떤 것도 다 포용할 수 있는 잠재성을 내포하기 때문이다.


-> ' 비움'은 여러 책들에서 강조된다. 비어 있어야만 사용자가 끼어들 틈과 여유를 주기 때문일 거다. 그런데 '단순함은 궁극의 정교함이다.'는 말이 있듯이, 적절하게 비우려면 그 분야에 대한 통찰력이 필요하다. 채우는 것만이 능사가 아님을 명심해야겠다.



일하기 전에 신뢰가 쌓이고 유대관계가 형성되어야만 일이 잘된다고 생각해요. 소소한 잡담은 유대관계를 형성하고, 이는 신뢰로 발전할 수 있죠.


-> 전적으로 동의한다. 친분과 유대감이 있는 사람과 협업하는 것이 그렇지 않은 사람과 하는 것보다 훨씬 더 마음이 편했고, 결과가 좋았었기 때문이다. 결과가 좋았기에 유대감이 또 쌓이고, 이는 굳건한 신뢰가 만들어지는 토대가 된다.



늘 더 나은 조건의 제품을 만들도록 노력해야 하지만, 그것으로 승부를 보려는 기업은 하수다. 소비자 인식에 '다름'을 인정하게 하는 차별화를 이루어내야 한다.


-> 브랜딩에 있어 중요한 건 훌륭한 아이디어나 품질 좋은 제품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는 걸 깨달았다. 잠깐 동안은 승승장구할 수 있겠지만, 결국은 더 좋은 아이디어, 더 좋은 제품이 등장하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대신 브랜드 고유의 '다움'을 구축하는 것이 중요해 보인다. 자기만의 색깔을 지키되 트렌드에 맞춰 변화하는 것, 어렵지만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성공해야 할 과제이다.




  책을 읽으면서 크게 두 가지가 와닿았는데, 첫 번째는 내부 브랜딩의 중요성이다. 내부 브랜딩이란 직원들에게 브랜드의 의미를 내재화하는 것이다. 즉 제품이나 서비스를 만드는 직원들이 더 사랑하게 만듦으로써 좀 더 좋은 제품이나 서비스를 만들게 하는 것이다. 자신의 업에 애정이나 자부심이 있을수록 더 좋은 결과물이 나올 것이기에, 외부 브랜딩보다 더 중요하다고 느꼈다. 또 내부 구성원 한 명도 만족시키지 못하는 브랜드가 수많은 고객들을 만족시킨다는 건 어불성설로 느껴지기도 했다.


  또 브랜드와 사람은 여러모로 비슷한 점이 많다고 느꼈다. 이 책에 나온 매력적인 브랜드의 특징을 요약하자면, '다른 브랜드와 차별화된 컨셉을 가지면서 트렌드에 맞춰 변화하는 브랜드'이다. 그런데 인기가 많고, 매력적인 사람들의 특징도 이와 비슷한 것 같다. 남들과는 다른 생각을 하면서도, 유행이나 트렌드에 뒤처지지 않는 사람이나 자신만의 주관과 비전이 있고, 이를 실천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 꽤나 매력적이지 않은가? 앞으로 훌륭한 브랜딩 성공 사례를 보면, 이를 나 자신에게는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지 고민해 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이 글에는 담지 못했지만, 책 곳곳에 담긴 김봉진 대표의 인생 이야기나 배민의 차별화된 기업 문화도 정말 인상 깊게 읽었다. 스타트업 창업을 준비하고 있는 사람, 마케팅이나 브랜딩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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