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해결의 과정과 문제를 만들어내는 과정에서의 임팩트-비즈니스모델 전환
창업은 문제해결의 과정입니다. 어떤 창업도 시작 그 자체로 끝이 나지 않습니다. 그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끝나지 않는 것이 창업이지요.
창업은 문제를 만들어내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이전에는 누구도 문제라고 인지하지 않던 것은 다수가 공감할 만한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일이지요.
그런데, 해결하고 싶은 것이 '사회문제'라면? 그 문제의 수준과 난이도는 '시장'을 뛰어넘어 '사회' 전체로 범위와 깊이가 확장됩니다. 문제가 문제로 남아있는 이유가 있습니다. 누구도 이 것이 사회문제라고 인지하지 못했던 이유가 있습니다. 사회문제는 고객의 문제보다 더 복잡합니다. 모든 창업이 어렵지만, 소셜벤처 창업이 다른 창업에 비해서 어려울 수 밖에 없습니다. 한 명의 '개인'을 고객으로 만들어내는 일도 어려운데, 오랜 시간 동안 사회에 존재해온 문제의 실타래를 풀어낸다는 건 더 큰 용기가 필요한 일입니다.
소셜벤처 창업을 더 어렵게 만드는 것은 창업의 과정에서 임팩트와 비즈니스모델의 전환이 일어나기 때문입니다. 기획/아이디어 단계에서는 '임팩트' 중심으로 고민하다가, 막상 창업/사업운영 단계가 되면 '비즈니스' 중심으로 고민을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소셜벤처를 창업하는 기업가들의 경우, 대개는 '사회문제 해결'이라는 동기에서 시작합니다. 이 동기는 사회의 구조와 사회문제의 근본 원인을 탐색하게 만듭니다. 이 문제의 원인과 해결책을 모색한 뒤에야, 소셜벤처 창업가들은 기업(영리) 혹은 시민사회(비영리)라는 방법을 결정합니다. 임팩트가 있어도 시장에서 해결이 가능한 문제가 있고, 그렇지 않은 문제가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는 '임팩트의 중요도와 크기'가 중요한 결정 기준입니다.
어떤 방법을 결정하든지, 임팩트창출을 위한 기획/아이디어 단계를 지나고 나면, 현실은 비즈니스입니다. 임팩트의 크기와 시장 규모는 일치하지 않는 경우가 많고, 창업은 영화가 아니라 인생극장에 가깝습니다. 아름답고 중요한 순간들로 편집된 것이 아니라 필연적으로 지속가능성을 만들기 위한 비즈니스모델을 마주하게 됩니다. 임팩트가 있어도 시장에서 해결이 가능한 문제가 있고, 그렇지 않은 문제가 있습니다.
이 전환을 견뎌내야만 지속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창업은 창업가 각자가 생각하는 좋은 것/필요한 것/하고싶은 것에서 시작하지만, 결국에는 사람들이 원하는 것을 이루어주어야 지속됩니다. 아무리 좋은 임팩트/가치를 포함하고 있더라도 사람들에게 강제할 수는 없습니다. 물과 기름처럼 보이는 임팩트와 비즈니스의 균형은 이렇게 서로 만납니다.
물론, 중장기적으로는 벤처와 소셜벤처의 구분이 없어지리라 생각합니다. 모든 벤처들이 임팩트를 고려하게 되면서 말이죠. 그러나 여전히 창업의 동기는 다르게 존재할 겁니다. 특히, 임팩트에서 시작하는 창업이라면... 시작 이후에 마주하게 될 비즈니스에 대한 고민을 더 깊게 해야 합니다. 강력한 임팩트를 지향할 수록 임팩트모델에서 비즈니스모델로의 전환을 중요하게 고려해야 합니다. 비즈니스가 성장해야 임팩트가 커진다는 단순하지만 명확한 사실을 빨리 알아차릴 수록 이 전환을 더 빨리, 더 준비된 상태로 맞이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