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이

사라진 희망

by SeoulElectricImages

희망이가 떠났다.

한동안은 잘 지냈다.

따뜻했고, 숨이 트였고,

하루의 끝에도 작은 불빛이 있었다.


하지만 이번엔 인사도 없이 사라졌다.

어디로 갔는지 모르겠다.

잠깐 나간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


이번엔 오래 걸릴 것 같다.

기척이 없다.

그 흔한 미세한 온기도 남지 않았다.

희망이 없는 시간은 길고,

낮에도 어둡다.


사람들은 말한다.

“현실을 봐야지.”

“희망만으로는 안 되지.”

그 말이 맞는 것도 안다.

하지만 나는 안다.

희망이 없으면, 나는 살 수 없다.


희망이 있을 땐

세상이 같은 모양이라도 다르게 보였다.

같은 커피도 따뜻했고,

같은 거리가 조금 더 멀리까지 이어졌다.

그게 전부였다.

그게 충분했다.


이제는 그냥 내가 할 수 있는 일들을 한다.

방을 정리하고, 나를 조금 가꾸고,

하루를 차분히 버틴다.

희망이가 돌아왔을 때

“나, 계속 여기 있었어.”

라고 말할 수 있게.


희망이는 꼭 돌아온다.

조금 늦더라도, 반드시.

그게 희망이의 버릇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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