떡국

엄마의 만찬

by SeoulElectricImages

엄마 떡국이 제일 맛있다.

이유를 복잡하게 설명할 필요도 없다.

그냥 맛있다.

그리고 매번 끓여주시는 게 고맙다.


우리 엄마 떡국은 딱 보면 아는 색이 있다.

맑은 것도 아니고, 너무 진한 것도 아닌데

숟가락으로 한번 저으면

쌀가루가 국물에 자연스럽게 녹아 있어

부드럽게 흐릿해지는 그 상태.

엄마가 떡을 오래 불려두지 않아서

떡이 국물 속에서 바로 퍼지며 만들어내는

그 은근한 걸쭉함이 나는 너무 좋다.


떡국이 상 위에 내려오면

맨 처음 눈에 들어오는 건

하얗게 퍼진 국물 위에

고기기름이 아주 얇게 떠 있는 모습이다.

떡은 서로 붙지 않고 반듯하게 흩어져 있고,

지단도 색이 튀지 않고

떡 사이에 자연스럽게 자리 잡는다.

보기만 해도 “우리 집 떡국”이 딱 어떤지 알 수 있다.


국물 한 숟가락을 먼저 먹어보면

입 안에서 부드럽게 넘어가는데

진한 맛이 확 치고 들어오는 게 아니라

은근하게 퍼진다.

쌀이 살짝 녹아 만든 자연스러운 농도 때문에

입천장에 얇게 붙는 느낌이 있다.

그게 질리지 않는다.

깔끔하면서도 든든하다.


떡은 겉은 부드럽고 속은 쫀득하다.

오래 불리지 않았기 때문에

중심이 살아 있다.

씹을 때마다 쌀 향이 더해지고

국물의 따뜻함이 같이 따라붙는다.

한 숟가락에 떡 두 개, 국물 조금,

그리고 김 한 조각을 얹어 먹으면

그 맛이 딱 맞게 완성된다.


김도 꼭 마지막에 구워서 올린다.

불 위에서 살짝 지나간 김은

부드럽고 향이 살아 있고

국물 위에 얹으면 금방 퍼지면서

입 안에서 떡과 함께 고소하게 섞인다.

계란 지단도 고소한 결을 더해준다.


그리고 꼭 새해가 아니어도 된다.

우리 집은 생일 때도, 명절 때도,

그냥 먹고 싶다고 말하면

엄마가 떡국을 끓여주신다.

맛은 소고기 상태나 떡의 질감에 따라

그날그날 조금씩 달라지기도 하지만

우리는 늘 똑같이 먹는다.

계란 지단 얹고, 마지막에 김을 손으로 으깨서 올리고.

그렇게 한 숟가락 먹으면

언제든 변함없이 너무너무 맛있다.


그래서 나는 지금도 말한다.

감정이나 추억 때문이 아니라

정말로 맛있어서,

엄마 떡국이 제일 맛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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